정문선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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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강강수월래/이동주

2008.03.27 13:34

정문선 조회 수:137 추천:31

강강술래 - 이동주 - 여울에 몰린 은어(銀魚)떼. 삐비꽃 손들이 둘레를 짜면 달무리가 비잉 빙 돈다. 가아응 가아응 수우워얼 래에 목을 빼면 설움이 솟고 …… 백장미 밭에 공작이 취했다. 뛰자 뛰자 뛰어나 보자 강강술래 뇌누리에 테이프가 감긴다. 열두 발 상모가 마구 돈다. 달빛이 배이면 술보다 독한 것. 기폭(旗幅)이 찢어진다. 갈대가 스러진다. 강강술래. 강강술래. - 시집 <강강술래>(1955) - 해 설 [개관정리] ◆ 성격 : 전통적, 비유적, 감각적, 낭만적 ◆ 표현 : 세심한 시어의 조탁. 시각적 이미지들의 적절한 사용. 청각적 음성의 적절한 효과. ◆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여울에 몰린 은어떼 → 춤추기 위해 모여든 여인들의 모습을 비유함. 생동감 있는 움직임을 환상적으로 표현함 * 달무리가 비잉 빙 돈다 → 여인들이 이루는 원형의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묘사함. 둥근 원을 그려 손에 손을 잡는 모양을 천상의 달이 지상에 그대로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고 함. * 3연 → 완만한 호흡의 느린 동작에 춤추는 여인네들이 지닌 사람의 애환이 표출됨. * 백장미 밭 → '달빛이 하얗게 내리비치는 뜰'에 대한 비유 * 공작 → '소녀'에 대한 비유 * 공작이 취했다 → 삶의 애환을 차츰 잊고 춤으로 빠져드는 장면 * 5연 → 강강술래의 빠른 동작을 시각적 이미지로 표현함. * 뇌누리 → 물살, 소용돌이의 옛말 * 뇌누리에 테이프가 감긴다 → 1연의 '여울'과 자연스럽게 융화되면서, 여울을 지니는 빠른 소용돌이와 거기에 감겨드는 춤동작을 매우 역동적으로 표현한 대목임. * 달빛이 배이면 술보다 독한 것 → 달빛이 춤 속에 완전히 배어들 만큼 춤추는 동작이 절정에 다다름에 따라 감정도 고조된 모습 * 9연 → 절정에 이른 춤사위의 청각적 효과를 뒷받침하면서, 노래와 춤사위가 혼연일체가 된 모습을 표현 ◆ 주제 : 전통 민속의 아름다움과 생활의 한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추석 한가위 둥근 달 아래서, 민속적 원무인 '강강술래'를 하는 무리들의 모습과 춤의 연행과정을 시각적인 회화성과 청각적인 음악성으로 적절히 조화시켜 그 아름다움과 삶의 애환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달빛과 춤과 노래, 그리고 삶의 애환까지를 모두 하나로 일체화함으로써 환상적 느낌을 들 게 할 뿐만 아니라, 춤을 언어로 담아낸 절묘한 작품이다. 처음은 강강술래의 노랫가락처럼 느릿느릿 그리고 객관적 위치에 이르러선 숨이 차서 쓰러지고 헐떡이는 급템포로 휘몰아가면서 작자 자신도 혼연일체가 되어 버렸다. 시각적인 회화성과 청각적인 음악성을 혼합하여 민속적인 미와 한을 매우 잘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