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선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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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강강수월래/김준태

2008.03.27 13:37

정문선 조회 수:377 추천:32

강강술래 - 김준태 - 추석날 천릿길 고향에 내려가 너무 늙어 앞도 잘 보지 못하는 할머니의 손톱과 발톱을 깎아 드린다. 어느덧 산국화 냄새 나는 팔순 할머니 팔십 평생 행여 풀여치 하나 밟을세라 안절부절 허리 굽혀 살아오신 할머니 추석날 천릿길 고향에 내려가 할머니의 손톱과 발톱을 깎아 주면서 언제나 변함 없는 대밭을 바라본다. 돌아가신 할아버님이 그렇게 소중히 가꾸신 대밭 대밭이 죽으면 집안과 나라가 망한다고 가는 해마다 거름 주고 오는 해마다 거름 주며 죽순 하나 뽑지 못하게 하시던 할아버님 할아버님의 흰 옷자락을 그리워하며 그 시절 도깨비들이 춤추던 대밭을 바라본다. 너무 늙어 앞도 잘 보지 못하는 할머니의 손톱과 발톱을 깎아 주면서 강강술래 나는 논이 되고 싶었다 강강술래 나는 밭이 되고 싶었다. 해 설 [개관 정리] ◆ 성격 : 회상적, 감각적, 서정적 ◆ 표현 : 공동체 정신이 강조된 제목의 사용 후각과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대상의 속성을 제시함. 화자의 동일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리듬감과 함께 대상(할머니)에 대한 애틋한 정서를 강조함. ◆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산국화 냄새 → 후각적 이미지(소박하고 은근한 삶을 살아오신 할머니의 이미지) * 풀여치 하나 밟을세라 / 안절부절 허리 굽혀 살아오신 할머니 → 자연과 생명을 아끼고 배려하며 살아오신 할머니의 삶 * 변함 없는 대밭 → 과거 회상의 매개체 * 할아버지의 모습 → 개인보다 공동체를 위하고 걱정하시던 순박한 할아버지 * 흰 옷자락 → 시각적 이미지(소박하고 친근감이 드는 할아버지의 이미지) * 그 시절 도깨비들이 춤추던 대밭 → 과거의 농부들의 삶에 대한 그리움 * 강강술래 나는 논이 되고 싶었다 / 강강술래 나는 밭이 되고 싶었다. → 경험하지 못했던 삶(공동체의 삶에서 소박한 기쁨을 누렸던 농촌의 삶)에 대한 아쉬움과 그리움 ◆ 제재 : 할아버지와 할머니 → 농촌에서의 소박한 삶을 연상하게 하는 대상이지만, 할머니는 앞도 보지 못할 정도로 늙으셨고, 할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다. 따라서 감각적 이미지로 형상화된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농촌의 과거일 뿐이며, 화자의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만을 느낄 뿐이다. ◆ 주제 : 예전 농촌의 삶에 대한 그리움 [시상의 흐름(짜임)] ◆ 1~3행 : 늙은 할머니의 손톱과 발톱을 깎아 드리는 '나' ◆ 4~6행 : 자연을 사랑하며 평생을 살아오신 할머니 ◆ 7~9행 : 변함 없는 대밭을 바라보는 '나' ◆ 10~15행 : 대밭을 소중히 가꾸시던 할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 16~19행 : 농촌에서의 삶이 그리운 '나'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산업화 이후에 변해 버린 농촌의 현실에서 느끼는 서글픔과 과거의 농촌에 대한 그리움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도시 생활에 지친 우리에게 농촌은 인간적인 정이 흐르는 고향을 상징할 뿐, 시제로 살고 싶은 공간은 아니다. 그렇기에 지금 농촌에는 '앞도 잘 보지 못하는 할머니'만 있고, '흰 옷자락의 할아버지'에 대한 그리움만 있을 뿐, 젊은이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런데도 시적 화자는 '천릿길'을 마다하지 않고 고향에 가서 할머니의 손톱과 발톱을 깎아 드리며 '논'과 '밭'이 되고 싶었다고 생각한다. 고향에서 '풀여치 하나'와 '죽순 하나' 함부로 하지 못했던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삶을 아름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토록 아름다운 삶의 공간은 '도깨비들이 춤추던' 시절에나 존재하던 추억의 공간일 뿐이다. '논이 되고 싶었고 밭이 되고 싶었다.'는 과거형의 문장은 시적 화자가 그러한 사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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