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921 추천 수 13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오늘따라 국수가 먹고 싶다




이상국 시인의 ‘국수가 먹고 싶다’를 읽고나니
오늘 나도 갑자기 국수가 먹고 싶다
미ㅍ도, 미ㅇ도 없었던 나의 유년 시절
조미료란 단어조차 내게 생소했던 그 시절
그 때 시골 잔치집에서 먹던 그 국수가 먹고 싶다
이웃집 누나 시집 가는 건 나와 상관없었다
건너집 형 장가가는 것은 나와 전혀 무관했다
다만 우리 엄마 그 잔치집에 가서 익숙한 솜씨로
기계처럼 정밀하게 말아주던 그 이바지 국수
멸치다시마 국물에 삶아둔 국수 한줌 집어넣고
호박나물, 계란채, 김 부순가루 고명으로 얹어
실파 다져 깨소금에 버무린 간장을 양념으로 쳐서 먹던
그런 국수가 오늘따라 유달리 먹고 싶다
동무들과 천진하게 딩굴고 숨가쁘게 뛰어놀며
잔치집 천막 주위를 빙빙 돌아다니다가
배가 좀 훌쭉하다 싶으면 부억곁으로 달라가서
‘엄마’하고 한마디만 소리 지르면
울 엄마는 잘도 아들 목소리를 기억해서
이내 국수 한 사발을 군말없이 말아주신다
많이 먹으면 배가 나올텐데,
과식하면 배탈나서 고생할텐데,
이런 얘기 한 번도 해주지 않고
정말 배가 고픈지 안고픈지 물어도 안보시고
아들이 맛있게 먹는 것만 즐거워서
한 번도 거절하지 않고 국수를 말아주신 울 엄마
오늘 정월 대보름날, 남의 시를 읽다 그 기억을 떠올리니
이바지 국수 먹고 싶은 그 이상으로
갑자기 돌아가신 어머니가 엄청 보고 싶어진다
오늘밤에는 꼭 보름달을 자세히 쳐다봐야지
인자하신 우리엄마를 많이 많이 닮았거든

<2004. 2. 5>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73 수필 "17자시" 쓰기를 시도해 보면서 오정방 2015.08.12 99
1072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오정방 2004.03.19 1074
1071 <시사시> / 무궁화는 반드시 다시 핀다! 오정방 2023.07.28 43
1070 축시 <신년시> 이 소망의 산위에 올라서서! 오정방 2023.07.28 35
1069 축시 <신년시> 아름답고 화평한 새해 되기를! 오정방 2023.08.24 19
1068 축시 <신년시> 아직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새해에는… 오정방 2023.07.28 15
1067 축시 <신년시> 아직도 우리에겐 희망이 있다 오정방 2023.07.28 19
1066 축시 <신년시> 태양아 더 높이 솟아라! 오정방 2023.08.12 112
1065 <신년시> 평창설원에 태극깃발을 드높이자! 오정방 2023.07.28 27
1064 <조시> 이제 사명을 다 마치시고! 오정방 2023.07.28 19
1063 현대시 <조시> 황금길 드넓은 저 천국에서... 1 오정방 2016.05.31 346
1062 <조시> 부디 영원안식 누리소서! 오정방 2023.07.28 22
1061 <조시> 불러도 대답 없고! 오정방 2015.09.24 81
1060 <조시> 주님 품 안에서 영생의 기쁨을! 오정방 2023.08.12 28
1059 <조시> 주님 품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오정방 2023.08.24 34
1058 현대시조 <추모시> 나라를 굽어살피소서! 오정방 2023.08.12 24
1057 축시 <축시> 더 큰 도약과 영광 있으라! 오정방 2023.07.28 18
1056 축시 <축시> 하늘의 뜻을 좇아 사신 은혜의 열매! 오정방 2023.07.28 34
1055 축시 <축시> 느껍다, 참으로 느꺼워! 오정방 2023.08.12 110
1054 축시 <축시> 사라진 노병, 윌슨빌에 오다! 오정방 2023.07.28 1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4 Next
/ 54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7.07

오늘:
4
어제:
36
전체:
193,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