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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像 진품앞에는
-파리 2박3일간의 추억



스위스, 오스트리아를 거쳐 여행 목적지인 헝가리의 부다페스트를 돌아
이태리의 로마를 경유 프랑스의 파리가 귀국 직전까지의 마지막 여행
코오스였다. ‘83년 8월이었으니 벌써 20년 전의 일이라 기억을 더듬기
조차 희미해져 가고 있다. 그러나 기억은 짧지만 기록은 오래 가는 것이
므로 점점 더 희미해지기 전에 머리 속에 남아 있는 기억들을 한 번
끄집어 내보는 것이다.

전날 로마의 레오나르드 다 빈치 국제공항에서 간신히 비행기를 타고
파리공항에 내리니 영사관 직원이 마중나와 있었다. 그가 예약해 둔
호텔은 개선문 부근의 조그마하지만 아주 아늑한 5층짜리 고옥이었다.
시설이 최신식에는 못 미치지만 고풍에 운치까지 있어서 참 좋았다.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프랑스의 수도 파리, 처음으로 방문하여
2박 3일간 머문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둘째날 하루 밖에 제대로 관광할
틈이 없었다. 관광안내를 맡겠다는 공항 마중나왔던 그의 호의를 끝내
마다하고 친구와 둘이서 아침 일찍부터 간편한 차림으로 며칠 전 로마
에서 구입한 새 구두를 신고 때로는 택시로, 어떨 때는 직접 걸어다니
면서 에펠탑을 올라가보며 세느강변도 걸어보고 엘리제궁, 몽마르뜨
언덕, 노트르담 사원 등을 거쳐 세계 3대 박물관 중의 하나인 루부르
박물관을 찾아갔었다.
바로 그 유명한 루브르박물관에 갔을 때의 일이 지금 기억나거니와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떠나지 않고 작품을 보고 있는 곳에서 우리의
발걸음도 멈춰섰는데 바로 ‘모나리자’의 진품이 거기 있었다. 말로만
듣던 미소머금은 ‘모나리자像’. 다른 그림들은 그냥 액자 그대로
걸려 있었는데 이 그림에 만은 그림 밖 사방으로 크게 투명 유리벽이
둘러져 있었다. 수 많은 관람객들의 입김으로 인한 부식을 예방하고자
함이다. 그만큼 가치가 있고 유명한 작품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나
할까. 실제로 ‘모나리자像’(53x77cm)은 값을 매길 수가 없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그림으로 피카소의 게르니카(스페인 마드리드
소피아 왕립미술관 소장)와 쌍벽을 이루는 이 그림이 가끔 전시를 위해
타국에 나들이도 한다는데 잊어버렸지만 언젠가는 한 번 전시목적으로
운반되었을 때 이 그림의 보험료만 무려 1천 300억원이었다니 그 진품의
값이야 가히 천문학적 숫자가 아니겠는가.
당대 이탈리아의 최고의 천재화가 레오나르드 다 빈치(Leonard da
Vinci/1452-1519)가 1503-06년 사이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이 ‘
모나리자’의 다른 이름은 지오콘다(La gioconda)라고도 한다는데
그것은 그림의 모델이 당시 은행가인 부호 프란체스코 델 지오콘다의
부인이었기 때문에 그 이름을 따온 것 이라는 설이 있다. 그리고
모나리자(Monalisa)에서‘모나(Mona)’는 이탈리아어로 유뷰녀에 대한
경칭이며 리자(lisa)는 지오콘다의 아내 이름인 엘리자베타(Elsabetta)의
약칭이라고 하는데 이 그림은 그녀의 20대 중반의 모습이다.

어쨋거나 지금도 강력한 인상으로 남아 있는 ‘모나지자像’을 떠나
다른 그림도 많이 보았는데 특별히 기억나지는 않고 다만 밀러의
조각품 비너스像을 지나가는데 너무 많은 관람객들의 손을 탄 탓으로
왼쪽 젖가슴 유두부분이 많이 훼손되어 있었는데 모르긴 해도 지금은
그렇게 전시하지는 않을줄로 안다.

그날 저녁에는 무랑루즈인가 이름이 확실치는 않으나 유명한 극장식
식당에 가서 그간의 피곤도 풀겸 쇼를 보면서 식사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는데 글쎄 내가 절뚝절뚝 절고 있지 않은가. 많이 걸어다녀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알고보니 며칠 전 로마에서 산 그 멋진 구두의
뒷굽이 나도 모르게 떨어져 나가 버린 것이다. 유명제품도 별 수
없구나 쓴 웃음을 지으며 귀국해서 우리제품으로 한 짝만 뒷굽을
갈아 끼운 기억이 난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도 모두 즐거운 추억임에는 틀림없다..

<2003.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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