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18 09:32
오래된 편지/한길수 그리운 사람에게 편지를 썼다 혀 감각을 되찾듯 우표에 뭍은 마른 풀 씁쓸한 시간들을 삼키지 못하고 고였다 헌책들이 새 책에게 완강하게 버티던 삶 끝까지 읽지 못한 무슨 전집처럼 총총하다 아우슈비츠 수용소 죽음을 애써 외면하듯 이십년쯤 지난 살림살이를 꺼내 정리한다 차마 보내지 못한 편지가 고개 내밀 쯤 우체통 삼아 넣어 둔 아내의 빈 화장품 상자 보고픈 사람에게 편지를 썼다 어디에서 잠들었는지 모르는 새도 가끔 낮 밤 구별 없이 수취인 불명으로 돌아왔다 자신의 맥박까지 헤아려 달라던 파울 첼란 명상의 먼지 뒤집어쓴 실 눈 뜬 기억들 사랑해서 미안하단 말이라도 했었다면 이별보다 더 멀리 떠나 잊을 수 있을 텐데 살아있다는 것이 아직까지 슬프기만 할 때 그리운 사람도 보고픈 사람도 만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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