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0
어제:
6
전체:
1,292,130

이달의 작가

중앙/영어, 못알아듯는 척 하다가..

2007.08.28 08:13

오연희 조회 수:377 추천:51

오늘 한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화를 받기 직전에 일단 전화기 스크린에 나오는
번호를 확인했지요..
혹시나 광고성이면 무조건 "난 영어 모른다" 하고
끊어 버릴려구요.
여러 가지로 마음이 바쁜데 괜히 영어로 길게 늘어놓는
광고성 전화 가지고 끙끙대는 것이 싫어서요..
일단 국번이 8XX 인 것을 확인하고
보나마나 광고성이구나 생각하면서 전화를 받았지요.
저쪽에서 미스터리나 미세스리가 있냐고 묻더군요
(저의 미국에서의 법적인 성은 남편따라 Lee이거던요.)
당연히 전 그런 사람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저쪽에서 뭐라뭐라 하는데…
아차! 싶은 거예요.
어쩌지…두사람 다 없다고 해놓고는 말을 번복할 수도 없고..
할 수 없이 모르는 척하고는…그런데 뭔 일이냐? 고 물었더니
지난주에 제가 코스트코에 주문해놓은 식탁을 배달할려고
한다는 거예요.
자기들 사정상 가능하면 오늘 배달했으면 좋겠다면서…
아니…내일 오기로 했는데 왜 오늘 온다고 해서
나를 이렇게 곤란하게 만드는 거야! 도대체…
속으로 궁시렁 거리면서도 어떡해요! 할수없지..
그냥 뭉개고 다른 사람인척 하면서 집 약도 갈켜주었지요.
코스트코에 특별히 며칠만 와서 파는 물건이라
그 식탁 판매하는 아저씨랑 많은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절 잘알거던요.
그사람 와선 저를 보곤..그냥 빙긋이^^ 웃는데..
괜히 찔끔했잖아요.
뻔히 거짓말 한거…저쪽에서 아는거 같아서…
휴!^^
영어! 너 때문이야!!
....................
류현석답글:

어느집이나 한국사람들 사는 모습이 왜이리 비슷한지 재미있습니다.

저희집도 저희집 나름대로 전화받기 수칙이 있습니다.
우선 무조건 첫마디는 "여보세요" 로 전화를 받습니다.

저희 경험상, 우리집에 광고가 아닌 용무로 전화를 건 사람들은 미국인들일지라도 우리들의 첫마디 "여보세요"에 개의치 않고 할말을 하고만다는것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광고전화건 사람들은 대부분 주춤거리면서 우리들의 재차 물어보는 "여보세요?"라는 대답에 우물쭈물 하더라구요. 요시점에서 한 80% 광고성 전화건 사람들은 전화를 끊어버리는데, 막가파 광고성 미국인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를 하기 시작합니다.

이럴때는 "No English"라는 간단한 말과 함께 수화기를 살짝 내려놓습니다.

이런방법을 우리는 별탈없이 잘쓰고 있습니다.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

그러나 저러나 오늘은 금요일, Happy Friday.
모두들 행복한 주말 가지십시요.

<추신>
가끔 기분이 우울할때는 "여보세요" 대신에 "모시모시"
로 대답할때가 있습니다. 재미까지 느껴지더라구요.. ^^

정재용답글:다들 나보다는

더 인간적이네요...
아님 착하다고 해야 하나?

"헬로우" 에서,
상대편의 목소리가,
나올때까지의 Sub Second의 정적

전 걍 끊어 버립니다. ^^

첨에야,
그래 이사람도,
먹구 살라고 하는구나.
그래 이사람도,
얘기할걸 다 읽어야,
돈이 나온다니...
하면서,
들어주기도 했지만.

이제는 생각이
바뀌었읍니다.

시간 도둑넘들(?)로여

특히 요즘은,
장거리 전화회사들의,
한국말 가능한,
한국인을 고용함으로써,
저의 딸애가
가끔 바꿔주기도 합니다만

이런 무차별적인,
마케팅은 지양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암튼,
저를 점점,
비 인간적으로 만드는 당신들,
지구를 떠났으면 좋겠읍니다.

"나 요즘 돈쓰고 싶은 생각 없고,
절약할 생각도 없어요~~~~~"

오연희답글:
헤헤...
두분..아주 프로급들이시군요.

저의 유일한 흠이라면 바로..
너무 착하다는 아니겠씹니껴?
엄머!
왕비병 도지네...ㅎㅎ

사실...몇달전에..전화로..
아마 제글어딘가에도 올린적이 있는데..
그 서양넘 변태성욕자 한테 당한일이 있은후부터..
더더욱 영어모른다로 일관하고 있긴한데..
혹시나 중요한 용무 놓칠까봐 일관되게
(동감님처럼)노! 잉글리쉬! 로 못나가겠더라구요.

그리고 위의 글처럼..괜히
네가 찾는 사람도 없고 영어도 모른다
했다가 난처한 입장이 되는 경우도
있거던요.

인터넷에서도 전화에서도..
세상모든곳에는 광고공해가 넘쳐나는군요.

(재용님의)"전 걍 끊어 버립니다.^^"
갸네들이 그러겠네요.
"정말 못해먹겠어"...라구...호호..

하여튼 문제예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