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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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Chuck2017.05.17 04:55


 

     남자의사랑이란.                                            

성지희

 

지나가는 여자 어떻게 생겼는지 아니 방금 지나쳤는지조차
모르겠는데 갑자기 눈 흘기며 입 삐쭉 내미는 그녀에게
영문도 모른체 사과하는 것.

 

전화벨 소리 울리면 사랑스러운 그녀가 아닐까하며
기대하지만 그 꿈이 깨어지기도 전에 또 기다리는 것.

 

사랑한다고 고백을 했는데 못 들었는지 무슨말했어? 하는
그녀에게 세상이 떠들썩하도록 사랑한다고 외치고 싶은 것.

 

우리집 가는 버스를 그녀가 못본게 너무 다행이라 여기고
그녀 집 가는 버스 오면 내가 먼저 타는 것.

 

매번 그녀의 집 앞에서 입맞춤을 해주고 싶은데

그녀가 화를 내면 어쩌나라는 생각 때문에 자꾸 머뭇머뭇하게 되는 것.

 

아침부터 화가 나 있는 그녀를 보며 
내가 뭐 실수한게 아닌가 마음 졸이는 것.

 

그녀가 화를 내면 모두 내 잘못이고
내가 화를 내면 내 마음이 옹졸한 것.

 

어느 날 지겹다는 말을 내뱉는 그녀에게
더 잘해야겠다고 수백번 수천번 다짐하게 되는 것.

 

나는 그녀를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 웃음이 나오는데
갑자기 그녀가 화를 내면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한 것.

 

이쁜것만 봐도 모두 사주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그 마음의 백분의 일도 안되는 작은 선물에도 감격하는
그녀가 내곁에 있다는 것이 무지 감사한 것.

 

 

 

여자의 사랑이란

 

                                                         성지희

 

지나가는 여자 그냥 스쳐 지나가는데 뭘 보냐며
괜히 입 삐쭉 내미는 것.

 

공중전화 박스에서 전화 할까 말까 하다가
동전만 팽개치고 자존심 때문에 그냥 지나쳐 가는 것.

 

사랑한다 말하는 그 앞에서 무슨 말인지 잘 못알아 들었다는 듯이
능청스럽게 한번 더 얘기하게 만드는 것.

 

상대방 집 가는 버스 오면 괜히 못 본 척 해서 못가게 하고
우리 집 가는 버스 오면 왔다! 하며 같이 따라 타게 만드는 것.

 

집 앞에서 머뭇거리는 그에게 이제 가라고 말로만 
성화 부리고 속은 바짝 긴장해서 다음 행동 기다리는 것.

 

오늘은 사랑한다는 말을 해보리라고 아침부터 잔뜩 벼르지만

막상 만나면 밤이 될때까지 입만 삐쭉삐쭉 하다
그냥 집에 가는 것.

 

내가 화를 내면 그가 전화를 해서 풀어주는 것이 당연하고
그가 화나면 풀릴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당연한 것.

 

하루종일 보고 싶었는데도 그를 만나게 되면 엉뚱하게
지겹다는 듯이 말을 하게 되는 것.

 

우울해서 아무말 하고 싶지 않은데 뭐가 그리 좋은지
종일 하하 웃어대는 그에게 우린 성격차이가 있다며
그를 황당하게 만드는 것.

 

사랑한다 제대로 표현 못하는 바보이기도 하지만 그가 내미는
작은 선물에 고맙다는 말대신 그냥 펑펑 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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