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연희

해변에서 1

posted Aug 05,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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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서 1...

마음이 휘청거리는 날엔 바다에 간다

신발속에
양말 꿍쳐넣어 양손에 들고
날개짓 해본다.

발에 닿은 고운 모래가
착잡한 내 마음의 무개만큼
내려 앉는다

뒤뚱대며 다다른 해변이
파도가 드나든 흔적만큼 단단하다

다시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에
휘청
세상이 흔들렸다

하늘 어디쯤 중심을 잡아야
넘어지지 않는지
파도소리에 귀를 세우며

마음이 휘청거리는 날엔 바다에 간다


오연희

2003년 8월 4일
맨하탄비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