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연희

우체통 앞에서

posted Oct 1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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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통 앞에서/오연희

-Drive Through-
쭉 늘어선 차들 저 만치
열려진 차창과 우체통 입을 잇는 다리 하나
놓였다 사라지고
사라졌다 놓이고
그 때마다 조그만 입 속으로 마구 들어가는 소리
내 것이 최고라고 떠드는 광고 메일
사용한 만큼 내 놓으라는 통지서
무더기로 퍼붓는 소리
소리들

더러
속닥이는 소리 들릴 듯 하여
귀를 세우지만
통하지 않는
깃발처럼 날리는 사연들
우체통을 오가는 길목마다
바라만 보아도 가슴 설레던 추억은
서둘러 접고
건조한 편지 하나 쑥 밀어넣는
무심한 내가
낯.설.다.



"YTN 방송국 '동포의 창' 방영(2006년 11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