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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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7.05.23 07:33

무너지고 있다

조회 수 1039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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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고 있다/오연희


종종 걸음 마음만 앞서가던 아이
훌쩍 자란 보폭으로 비행기에 오른다
한 폭 밖에 되지 않는
도랑 건너듯 폴짝 하면 되는 거리
머뭇거리던 마음 한자락 바짝 당겨 세운다
논두렁길. 아홉산. 알감자 품은 들판
사람은 떠나도 산천은 유구하다는 말
오래 전에 무너졌지만
그곳에 세워진 낯선 시선들
눈 둘 곳을 잃은 작은 보폭의 아이
차라리 눈을 감는다

아이가 자라던 집에는 늙은 부모님
여직 아이를 기다리고
잠시 맡겨둔 다락방의 이불 몇 채
비행기 소리 날 때마다 웅성거린다
고무줄 놀이. 술래잡기. 깡통차기…
맘껏 휘젓던 동네 어귀에
숨쉴 틈 없이 박혀있는 차들
그 사이를 미친 듯이 달리는 오토바이
가슴 섬뜩해진 동네 어르신의 웃음소리
헛헛하다
무너져가는 늙음의 경계 대책 없이 바라보며
조글조글한 웃음 속내 들락거리는
눈빛하나
외롭다

?
  • 오연희 2015.08.12 13:20
    오선희 (2007-05-24 19:55:47)

    언니!
    언니의 시 속에는 우리들의 어린시절이 들어있어 늘 좋아-
    조카가 미국에서 수년만에 온다니 마음이 설레이는데 내가 해 줄것이 아무것도 없으니 그저 마음만 짠--하네
    고향 동네 한바퀴 돌 듯 언니 홈페이지 들어와 얼른 글 하나 먹고 수업 들어간다.
    나도 고향 곁에 있어도 늘 그립다.....



    오연희 (2007-05-25 12:09:50)

    돌아가고 싶어 눈물이 나는 풍경들
    눈을 감으면 더 선명한...
    그날 없이 지금의 내가 있을수 없지

    방학은 언제하니?
    천직으로 생각하기에는 극복해야할 것들 참 많지?..너..
    남의 애들 가르치다가 보면 네 애들한테 소홀하고...그 속을 누가 알겠니..
    잘 될거야..힘내라!!^*^



    김진학 (2007-05-26 01:39:37)

    고향을 다녀오셨군요.
    이젠 도시가 다 된 고향이
    도시로 떠나고 빈집이 된 이웃들의
    무너진 담장 보다 더 크게 무너지는
    가슴...

    오염되지 않은 시골의 동심은 이제
    앨범속에서나 찾아야 되나 봅니다.
    가끔식 안부나 묻는 무명시인이지만
    잊지는 않으셨지요?

    아래 제 메일로 그 분,.,,
    김동욱 선생님이시던가요?
    멋진 주말 보내시구요.


    peace1231@hanmail.net



    정국희 (2007-05-27 23:36:48)

    나이가 같아선지 느낌도 같다고...
    시인님의 시를 읽을 때마다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아직은 알맞는 시어를 딱 찿아
    제자리에 못 넣지마는...
    좋은시 즐감하고 갑니다
    건안하십시요



    오연희 (2007-05-28 18:28:44)

    www.nykorean.net
    김동욱 선생님 홈피에요.

    선생님께서 무명시인이라시면...저는
    그냥 사라질래요.

    사람인연 참...우습죠?
    동욱님과 알고 지낸지는 세상에...
    벌써 8년째네요.
    한번도 뵌적은 없지만
    신뢰가 쌓였다고나 할까요.
    즐거운 만남 되셨으면 합니다.:)



    오연희 (2007-05-28 18:33:43)

    국희시인님
    고마워요.
    그런 한마디가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몰라요.
    "아! 바로 그거야!"
    함성이 터지는 그 시어 정말 어디 있는지..
    우리의 애를 태우네요.

    언제 입주하시려는지..기다리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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