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연희

YMCA

posted Aug 03,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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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C.A


                     오연희




육중한 몸집 첨벙거리며 파도를 일으키는 여인

수영장의 아침을 깨운다

의족에 의지한 채 간신히 걸음 옮기던 노인의

옆구리를 툭툭치는 물살 시침 뚝 뗀다


제비처럼 날아다니는 날렵한 젊은이

빽빽거리는 아이들까지 피부빛깔도

언어도 퍼덕거리는 물 짓도 각양각색이다


선을 그어놓은 세 개의 칸 속에는

몸 부딪치지 않고 눈길 맞추지 않고

제 몸짓에 몰두하는 물개들

수영장 반을 차지하는 오픈 된 공간에는

스치로폴로 만든 아령을 든 채

눈짓 몸짓 제 멋대로인 물개 축에 끼지 못한 사람들


물안경 너머로 동동거리는 하체들

엄마의 자궁 속인 양 자유롭게 유영하고 있다

건강한 몸도 불편한 육신도

물 좋은 인어가 되는 곳

댄스뮤직만 흘러나오면 축제 한바탕 벌어질 판이다



-2008년 심상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