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연희

가난한 행복

posted May 1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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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행복/오연희





한국에서 온 유명인사의 시국 강연회에 갔다
원고하나 없이 술술 쏟아내는 맛있는 말
말만으로 배가 부르다면 터지고도 남았을 텐데
강연장을 나서는 순간 허기가 진다
희망의 메시지 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육신의 존재
시국과 애국과 미국과 한국과…
원대한 나라의 미래보다 시급한 것은 배를 채우는 일
천지에 널려있는 식당 두고 귀신이 잡아 끄는 듯
기어이 집으로 온다
버리기 일보직전의 시래기국 데워
밥 한 덩이 으깨어 한술 뜨니
이 단순한 행복 새삼 눈시울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