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연희

명당자리

posted Feb 1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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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당자리


그 남자

파킹장에 들어서면서 지나쳐버렸다

비어있는 첫번째 자리

가까이 있는 파랑새를 잡아야 한다고

일침을 가하는 여자

속이 아린지 뒤를 돌아본다


파킹장을 나오며 저기 봐 저기! 엄청 동그랗지?

지구 저 바깥쪽 아득히 먼 곳을 가리키는 남자

그 남자의 손끝따라 한참 만에야 토실토실

살 오른 달 한덩이 가슴 뭉근히 끌어 안는 여자


첫번째 자리 파킹은 가뭄에 콩이지만

콩보다는 조금 더 자주 옹진 보름달 통째로 갖다 바친다는

손짓 하나로 해 별 산 하늘 구름 낮달까지

뜰 안으로 가득 불러 모으는 그. 남. 자.


풍성한 그 남자의 뜰은 제 속 파랑새만 쫓아 사는

그 여자의 명.당.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