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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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7.01.10 07:57

들리지 않아

조회 수 63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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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지 않아


“애비랑 애들은 잘있냐?”
전화선이 볼록볼록 튀어 오를 것 같은
카랑카랑한 목소리
“네…”
답하려는 순간 멍멍해 지는 신호음이 떨어지고
태평양을 이어주던 장수 집안의 정기가
뚝, 끊긴다

전화통만 쳐다보다가
포기하고 마는 오늘
당신 할 말만 쏟아놓고 훌떡 끊어버리시던 그 때가
그나마 다행인 줄 몰랐다

조그만 공처럼 몸을 웅크린 채
테레비만 뚫어지게 보고 계실
어머니
볼륨 있는 대로 올려
온 집안이 떠나가도
‘Play’ 단추 되 누를 희망 하나 쥐고
까박까박 졸고 계실
우리 어머니
?
  • 오연희 2015.08.12 16:52
    허 경조 (2007-01-16 08:11:01)

    전에 할아버님이 생존해 게실때의 기억이 떠올라 살며시 미소를 짓게 만듭니다.
    저의 집도 장수집안인데 지금 Philadelphia에 계시는 구순의 두고모님은 서로 대화를
    나눌때 계속 딴말을 하셔서 중간에 누가 통역을 해야 이야기가 연결된답니다.
    저도 어쩌다 전화할 때는 목소리를 한껏 높여야 합니다.
    항상 일상속의 주제를 끄집어와 시어를 만드시는 오시인님의 솜씨에 이번에도 한껏 박수를 보냅니다.



    오연희 (2007-01-19 15:53:40)

    통역?
    눈빛만으로도 무슨말을 하시는지 알아차리고,
    대화를 연결해 줄수있는 분이 곁에 있다면...축복이네요.
    저의 시어머님은 올해 94세신데..
    예전에는 전화를 귀에 대어 주면..
    당신할만만이라도 쏟아놓을수 있었는데..
    이젠 그것조차 힘들어졌어요.
    생각이 제대로 표현되어지지 않아
    늘 갈급한데...힘이 되네요.
    감사합니다. ^*^



    정국희 (2007-03-16 00:40:42)

    우리엄마 눈물 나면,
    나이가 들수록 눈물이 많아 진단다
    니도 늙어 봐라 하시던...
    나는 아직 울엄마처럼 늙지도 않았는데
    툭하면 눈에 물이 고여요
    시 쓰다가도 울고
    시 읽다가도 울고
    이런시...



    오연희 (2007-04-17 12:46:04)

    국희시인님..
    그렇구나..
    그런 고운마음이 시를 쓰게 하는 힘이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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