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연희

봄인데

posted Feb 0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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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인데/오연희

스무 살 안팎으로 보이는
한 머스매와 가시내가
스타박스 파킹장에 서서
다투고 있다

가시내는
눈을 내리깔고
담배를 빠꼼빠꼼 피워대고
앞머리 바짝 세운
머스매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맑은 하늘과
봉글봉글한 벗꽃과
달콤한 커피향이 어우러진
봄, 봄인데

혼란의 계절 어디쯤
서성이는지
싱싱한 젊음아
이 땅 떠날 날 머지 않은
늙음을 보는 것 보다
더 가슴이
탄다


-"심상" 2006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