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연희

posted Sep 0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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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연희


예배당 꽃 담당자와 함께

꽃 시장에 갔다 


꽃 속을 노닐다보면

꽃이 될까
꽃 향기 폴폴 날리는

아침을 기대하며

따라 나선 길


꽃꽃이의 주제를 생각하며

한 주를 보냈다는 그녀의 첫 마디가

저음의 첼로 곡조가 되어

들 뜬 내 가슴을 내려앉힌다


"꽃꽃이는 꽃의 표정을 살리는 일이에요"

소프라노의 절절함으로 울리는

둘째 마디 


표정을 살려내지 못하면

꽃은 그냥 꽃

사람도 그냥 사람


매일새벽 무릎으로 걸러낸

그녀의 표정이

온통 꽃이다


 -'심상' 2008년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