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연희

기와 사이에

posted Feb 1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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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 사이에/오연희



밭고랑처럼 골이 진 기와와 기와사이

이름 모를 초록식물 돋아 있다

몸을 내릴 곳이 어디 흙 뿐이랴

뿌리 줄기 잎 한 몸으로 얽혀

허공을 젓는 저 푸른 몸짓

집안의 훈기와 하늘의 정기가 만나는 골에

풋풋한 평화 소복하다


내 마음의 골진 자리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는 짙은 어둠 속에서

부시럭 부시럭 일어서는

희망


-'심상' 2007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