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0
어제:
7
전체:
1,292,173

이달의 작가
2007.04.25 09:16

노오 프라브럼

조회 수 114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노오 프라브럼/오연희

짐 잘 챙겨가라는
3개국의 언어가 한 빛깔인 듯 기내를 돌아 나온 후
센젠 공항에 내렸다
가슴에 가득찬 말이 언어의 빛으로 전해지지 않는
첫 만남
이 메일로 주고받던 영어는 어디로 가고
미국에서 건너온 한국영어와
중국사는 중국영어가 제 갈 길을 찾느라 어리둥절하다

차를 내놓는 그의 손이 넙적한 파초잎 같다
뜨거운 물에 오그라질 것 같은 너무도 얇은 플라스틱 컵
그 안에 기지개를 펴고 있는 이파리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고단한 영어가 컵 안에서
-흐이유- 몸을 푼다

말을 하다가 막히면 모두 “노오 프라브럼” 하고 얼버무리는 그
노오 프라브럼
캐롤 레스토랑 오케이? 해서 따라갔더니 ‘서울각’이다
캐롤이 코리아의 중국 발음인 것을 몰랐어도
노오 프라브럼

환한 빛 속에서도
한 사람의 마음을 얻기란 얼마나 힘드는 일인가
자신을 온통 풀어내도 우러나지 않는 차의 향처럼
결국은 어긋나버리는 마음들

‘노오 프라브럼’으로 견딜 수 있는
‘프라브럼’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지만
어쩌다 반짝이는 빛 아래서 서로를 보는 것이니
‘노오 프라브럼’






?

  1. 사랑 2

  2. 축제, 그 다음

  3. 한 겹

  4. 안개 속에서

  5. 무너지고 있다

  6. 새벽 빛

  7. 나를 살게 하는 소리

  8. 노오 프라브럼

  9. 또 하나의 하늘

  10. 멀미

  11. 신기루

  12. 사랑

  13. 나의 아이들아

  14. 기와 사이에

  15. 고등어를 손질하다

  16. 다이어리

  17. 밥솥

  18. 들리지 않아

  19. 성탄카드를 샀네

  20. 깨금발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