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5
어제:
11
전체:
1,292,189

이달의 작가
2006.03.08 08:17

그 바람

조회 수 818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 바람 /오연희

어스름한 새벽녘
신주단지처럼 요강을 껴안고
어디론가 사라지시는 어머니
나지막한 발걸음
뒷마당에서 멎는다

아파트 공터 조그만 텃밭은
울 어머니 세상
해보다 먼저 일어난
환한 채소들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가시지 않은 가족의 온기를
골고루 뿌려주며
우린 하나라고 토닥거려 준다

바람타고 돌아다니던 찌릿한 냄새에
쏟아지는 이웃들의 불평
묵묵한 웃음으로
세월을 견디는 어머니

백김치 통김치 열무김치 총각김치
한 껏 담아
가가호호 문을 두드리면
어쩜 그렇게 맛 있어요?
비결이 뭐에요?

되 돌아오는 짜릿한 바람
어머니 얼굴을
간지럼 태운다







?
  • 오연희 2015.08.19 10:52
    김진학 (2006-03-13 05:17:13)

    하핫... 우리집 텃밭 이바구 하는거 아닙니까? 촌에 가면이젠 그 텃밭은 없어지고... 오히려 쓸쓸함만 더합디다. 어머니의 향수가 짙게 배어 나는 시에 오랫동안 멈춥니다.



    오연희 (2006-03-15 21:37:34)

    선생님..
    그림이 너무 재믿지요?
    죽은깨에 볼그족족한 볼이
    간지럼 타는 얼굴 같아서요.^*^
    이 시의 주인공인 저의 시어머님은
    지금 아흔셋인데 정정 하신 편이에요.
    부지런하시고..베풀기를 즐거워 하시던
    참으로 본이 되는 분이셨어요.
    이젠...잔귀가 드셔서 전화소리를 잘 못
    들으시니까 당신 할말만 실컷 하시고
    전화를 끊어버리시는...
    세월이 참 슬프네요.:(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9 인생, 광야의 세월 오연희 2004.06.06 795
168 나의 아이들아 1 오연희 2007.02.28 797
167 가위질 1 오연희 2005.04.20 801
166 도너츠 오연희 2004.02.18 802
165 인생, 그 세월의 강 오연희 2004.06.05 802
164 성탄카드를 샀네 1 오연희 2006.12.19 802
163 사랑 1 오연희 2007.02.28 804
162 수필 [이 아침에] 이육사의 '청포도'는 무슨 색일까? 오연희 2013.09.25 806
161 1 오연희 2006.06.08 809
160 봄인데 1 오연희 2006.02.08 812
159 통마늘 1 오연희 2006.08.09 818
» 그 바람 1 오연희 2006.03.08 818
157 우체통 앞에서 오연희 2006.10.11 819
156 사랑이 오염되다 1 오연희 2006.09.06 819
155 거울이 민망하다 1 오연희 2006.01.11 821
154 기와 사이에 1 오연희 2007.02.14 822
153 또 하나의 하늘 1 오연희 2007.04.25 822
152 뭉클거림에 대하여 1 오연희 2006.10.11 824
151 신기루 1 오연희 2007.03.14 825
150 수필 [이 아침에] 내 이름을 불러보자 오연희 2013.02.15 825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