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6
어제:
36
전체:
1,292,172

이달의 작가
2004.09.01 08:51

젊은 장례식

조회 수 68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젊은 장례식/오연희
스무 살, 스물두 살 의좋은 형제
넘치는 혈기 미 해병대 얼룩무늬로 덮고 이락전에 참전한 금쪽 같은 두 청년이 있었습니다
자신들의 탱크는 미사일도 뚫지 못하니 끄떡없다며 숯검정 어머니 가슴 위로하던 기특한 두 아들 어머니의 애끊는 기도소리 전장까지 내 달렸습니다
거친 전장에서 목숨 지켜 돌아온 두 아들 어머니 양 날개에 안겨 기쁨의 눈물로 바다가 넘쳤습니다
팽팽하게 조였던 세포가 해제되는 육신의 나른한 통증 밝은 미래, 벅찬 생명 하늘은 맑았습니다
전장에서 돌아 온지 두 달 “이락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온 스무 살 한인 청년 오토바이 사고로 사망” 이 날벼락에
하늘이 갈기갈기 찢어졌습니다
아름다운 바다가 인접한 그린힐스 공원묘지 스무 살짜리 해병대 친구들 스무 살 짜리 고등학교 친구들, 스무 살 짜리 교회친구들 젊은이들의 망연(茫然)한 슬픔이 온 공원에 출렁였습니다
신실한 신앙심 엄마 볼에 뽀뽀하던 따스함 두 개의 일터를 오가느라 부르릉 거리던 오토바이 소리 귀에 쟁쟁한데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동생의 죽음 앞에 떨며 흐느끼며 조사를 읽어 내려가는 스물 두 살 짜리 형
그 바로 옆에 누워 가슴 뜯는 절규(絶叫) 듣고 있는 한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심상 2005년 5월호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9 수필 [이 아침에] 좋은 머리 좋은 곳에 쓰기(3/6/14) 오연희 2014.03.07 610
348 수필 [이 아침에] 주인공 아니어도 기쁜 이유 오연희 2013.02.15 554
347 수필 [이 아침에] 중국에서 온 '짝퉁' 가방 1/7/2015 오연희 2015.01.09 50
346 수필 [이 아침에] 찢어진 청바지에 슬리퍼 신은 목사 오연희 2013.09.25 731
345 수필 [이 아침에] 친구 부부의 부엌이 그립다 오연희 2013.10.21 517
344 수필 [이 아침에] 한국과 미국의 세일 차이 오연희 2013.04.30 706
343 수필 [이 아침에] 한복 입고 교회가는 날 (12/21/13) 오연희 2014.01.23 768
342 수필 [이 아침에] 햇살 아래 널어 말린 빨래 7/30/14 오연희 2014.08.17 497
341 수필 [이 아침에]꽃 가꾸거나 몸 가꾸거나 오연희 2012.10.25 614
340 수필 [이 아침에]다시 듣는 '어메이징 그레이스' 오연희 2012.11.27 887
339 수필 [이 아침에]마음속에 그리는 '해피엔딩' 오연희 2013.08.28 444
338 수필 [이 아침에]사람 목숨 훔친 도둑들은 어디 있을까 6/4/14 오연희 2014.06.20 480
337 수필 [이 아침에]오빠와 함께 했던 '추억의 창고' 11/12 오연희 2013.12.08 650
336 수필 [이 아침에]초식남과 육식녀의 사회 10/6/14 오연희 2014.10.07 343
335 ‘깜빡 깜빡' 1 오연희 2007.08.02 1296
334 ‘모란각’에서 1 오연희 2006.05.10 1009
333 가고싶은 길로 가십시오 1 오연희 2009.01.27 1340
332 가난한 행복 오연희 2008.05.13 1388
331 수필 가뭄 끝나자 이제는 폭우 걱정 1 오연희 2016.01.29 160
330 가위질 1 오연희 2005.04.20 80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