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연희

posted Aug 3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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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오연희

캠프 떠나는 길
침구들이
차 뒷 좌석 한 구석으로 던져지고
포근한 그들 옆에
나도 던졌다

차가 움직이자
줄기차게 밀려드는 잠이
리듬을 타기 시작한다

오락가락하는 의식 사이로
입을 벌린 채 잠든 내 모습

입은 다물어야지…
꺼져가는 의식을 채찍질 하는데
이땅에서의 마지막 순간에 선
내 모습이 보인다

그날에는
입 곱게 다문 평온한 얼굴로
사랑하는 이의 품에 안기듯이
깨끗한 이부자리에 들고 싶다

그날을 위해
입술을 오므려 보지만
침구처럼 던져진 내 의식
붙잡을 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