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5
어제:
36
전체:
1,292,171

이달의 작가
2005.10.20 07:19

가을이 오면

조회 수 1026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을이 오면/오연희


"제 여자 친구에요”
막내 외손자 말에
덥석 내 손 잡으시던
아흔셋 시외할머니

코스모스
온 집을 울타리 치던
눈부신 가을날
“밖에 날 데리러 왔다” 시며
목욕하고
새 옷 갈아 입으시더니
이웃 나들이 가듯
먼 길 떠나셨다

할머니 잠자는 선산(先山)
코스모스 만발한 길을 오르며
막내 외손자와 그 여자친구
해마다 오자며
두 손 꼭 잡았다

몇 해인가
잊고 살았던 코스모스
파머스 마켓 꽃가게 한쪽 구석에
서너 단
무너진 약속처럼
고개 푹 숙이고 있었다








?
  • 오연희 2015.08.19 09:20
    구자애 (2005-10-21 03:41:37)

    `무너진 약속처럼
    고개 푹 숙이고 있었다`
    표현이 참, 예쁘네요.
    하이얀 교복에 코스모스자국 내던
    친구들이 그리워지는 겨울 문턱입니다



    오연희 (2005-10-21 11:37:50)

    가느다란 꽃대 위에
    한들거리는 코스모스
    뿌리의 힘으로 기를 펴고 살다가
    일단 꺾이면
    초라한 품새로
    곧장 변하는...
    다른 꽃들보다 더 빨리..
    기가 죽는것 같아요.

    학교가는 길..그 철길 옆에는
    코스모스가 많이도 폈었지.
    시외할머니 산소 오르는 그 산길에도..
    눈이 부셨어..
    하늘때문인지 코스모스 때문인지..
    아직도 분간이 안가지만..

    자애시인의 흔적
    반가워요.^*^



    오선희 (2005-11-02 09:13:40)

    언니야!
    날로 詩語들이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군.
    언니글을 읽고 있으면 그림이 그려지지
    오늘도 언니 냄새 맡고 이젠 하직 인사-
    안녕......



    오연희 (2005-11-02 11:58:21)

    선아...
    연락이 제대로 안되더구나
    시차때문에 시간 맞추기도 쉽지 않고..
    수이나 니흔적이 얼마나 반가운지
    너..아니?
    힘이 돼...아주많이..
    나혼자 멀리 떠나와 살게될줄 몰랐지..
    깔깔대던 그시절..꿈같기도 하고..
    잘 지내라..연락다시 해 볼께.^*^



    김진학 (2005-11-07 17:55:34)

    김진학 (2005-11-08 08:54:37)

    긴 여운과 아픔이 남는 글입니다. 사람은 혼자 왔다 온자 간다지만 남겨진 이들에게는 늘 깊은 흔적을 남기는 법이지요. 코스모스... 우주라는 뜻에 맞게 할머니는 아주 따뜻한 나라에서 편하게 쉬실 것입니다. 가끔... 아주 가끔 들리는 나를 혼내 주십시오. ^^* 서울에서는 이달 마지막 토요일날 정기모임이 있습니다. 마음이라도 함게 해 주십시오. 절제와 감동, 그리고 문장의 연결까지 이토록 달라진 시어들이 이제 제가 항복합니다. 다행이 한국은 올해는 태풍 피해는 없었지만 올 겨울엔 독감이 겁난다고 합니다. 감기조심하시구요..... ^^*



    오연희 (2005-11-08 12:34:45)

    선생님..고백컨대
    오묘하고 깊은..시를 쓸 정도가 못되서..
    늘..안타까운걸요.

    선생님....
    동인으로서의 기본적인 예의도
    차리지 못하니..송구스럽고..
    되려 누를 끼치는것 같아..
    부담 갖지 마시고..이번 모임에서
    탈퇴를 시켜 주세요.

    선생님과의 인연은 늘 따스하고
    감사함으로...남겨두고 싶네요.
    안나님과 김명남 선생님도...

    종종 가서 뵙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김명남 (2005-11-15 04:43:03)

    탈퇴라니요?ㅎㅎㅎ
    오랜만에 방문했습니다.
    궁금했습니다.
    저도 무심했구요.
    용서를 구합니다.ㅎㅎㅎ



    오연희 (2005-11-15 12:00:24)

    김명남 선생님..
    정말 오랜만이지요?
    용서라니..별말씀을..^*^
    잊지않고 찾아주셔서..
    감사하기만 한걸요.
    사업과 문학..
    그 열정 참...부러워요.^*^

  1. 새벽기도

    Date2006.01.01 Category신앙시 By오연희 Views1126
    Read More
  2. '어머니' 그 무게감

    Date2006.05.04 Category시작노트 By오연희 Views1125
    Read More
  3. 밥심

    Date2007.07.25 Category By오연희 Views1105
    Read More
  4. 멍청한 미국 샤핑몰

    Date2004.08.09 Category수필 By오연희 Views1102
    Read More
  5.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Date2003.07.23 Category수필 By오연희 Views1096
    Read More
  6. 거듭나기

    Date2003.11.14 Category신앙시 By오연희 Views1096
    Read More
  7. 잭슨호수에 가면

    Date2010.11.01 Category By오연희 Views1090
    Read More
  8. 사랑 2

    Date2007.07.03 Category By오연희 Views1087
    Read More
  9. "나는 기쁘다"

    Date2003.06.22 Category By오연희 Views1081
    Read More
  10. Date2006.07.13 Category By오연희 Views1072
    Read More
  11. 어느 첫날에

    Date2004.02.03 Category By오연희 Views1043
    Read More
  12. 안개 속에서

    Date2007.06.13 Category By오연희 Views1040
    Read More
  13. 무너지고 있다

    Date2007.05.23 Category By오연희 Views1039
    Read More
  14. 공공 수영장의 백인 미녀

    Date2012.08.10 Category수필 By오연희 Views1029
    Read More
  15. 가을이 오면

    Date2005.10.20 Category By오연희 Views1026
    Read More
  16. 양심의 소리

    Date2004.01.14 Category수필 By오연희 Views1020
    Read More
  17. 고등어를 손질하다

    Date2007.02.14 Category By오연희 Views1018
    Read More
  18. ‘모란각’에서

    Date2006.05.10 Category By오연희 Views1009
    Read More
  19. [이 아침에] 엄마표 '해물 깻잎 김치전'

    Date2013.02.15 Category수필 By오연희 Views994
    Read More
  20. 별 이야기

    Date2005.11.30 Category By오연희 Views99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