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연희

창밖을 보며

posted Nov 10,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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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을 보며/오연희



창틀 안에
남자 몇이 모여
갖혀 있던 눅눅한 가슴
담배 연기로 날려 보내고 있다

영어라는 표준어 앞에 기죽어 있던
그들의 방언이 깔깔거리고
성깃성깃 물든 단풍잎 사이로
팔랑이던 바람
창 틈으로 스며든다

휴식 시간 지난지 한참인데
창틀 그림 속에서 빠져나오지 않는 그들
쪽빛 가을 하늘이
창틀 가까이 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