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연희

posted Jun 0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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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오연희

그가 멀리 떠났다
시간은 느긋하게 여유를 부리고
오랜만의 자유가 이리저리 분주하다

집안이 넓어졌다
봉긋한 망사 치마의 발레리나
우아한 발걸음으로
리듬을 탄다

뉴스는 바로 오늘
비닐봉지에 싸인 어제가 식탁에서
뒹굴고 있다

갈 곳도 만날 사람도 많은
즐거운 나날
날개를 달았다

풀어진 자유
그 사이로 언뜻언뜻
그리움 스미고
앉아도 서 있는 것 같고
먹어도 허기가 진다

눈길 닿는 곳마다
그가 채워야 할 틈
마구 마구 넓어진다

나는 없고 틈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