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4
어제:
14
전체:
1,292,102

이달의 작가
2004.04.02 05:22

사진을 정리하며

조회 수 7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사진을 정리하며/오연희

봉투채 밀려다니던 사진들
시절따라 사진첩에 넣는데
용케도 살아남은 빛바랜 사연들이
조곤조곤 말을 걸어온다

어긋난 단추구멍 쉐타에
들름한 나이롱치마
앞니 빠진 내가
건빵과 칠성사이다 보고 웃고 있다

남에게 선물할 땐 비싼 메이커 옷
내 아이들은 시장 싸구려 내복
그 마져도 헤어졌는지
차림이 남루하다

축구팀이 유명한 땅이라며
아들이 우겨 갔던 맨체스터의 겨울
남편이 나를 썰매 태워주는 모습을
웃음바람 입에 가득 담은 내 아이들이 보고 있다

자신들의 역사 만들기에 바쁜 아이들
내 빛바랜 추억들은 구석진 곳으로 밀려 나고
한 시절의 끝은 어김없이 올 테지

<심상 2005년 8월호>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89 수필 발칙한 미국 할아버지 오연희 2003.10.02 888
388 수필 아들아! 오연희 2003.10.15 931
387 가을연가 오연희 2003.10.17 861
386 나팔꽃 오연희 2003.11.06 878
385 신앙시 거듭나기 1 오연희 2003.11.14 1096
384 엄마, 아부지 오연희 2003.12.13 854
383 한해를 보내며 오연희 2003.12.27 729
382 비오는 날에 오연희 2004.01.06 871
381 석류차는 어떠세요? 오연희 2004.01.09 890
380 수필 양심의 소리 오연희 2004.01.14 1020
379 어느 첫날에 오연희 2004.02.03 1043
378 당신 file 오연희 2004.02.14 1132
377 도너츠 오연희 2004.02.18 802
376 침묵속으로 오연희 2004.02.27 666
375 너는 오연희 2004.03.15 671
» 사진을 정리하며 오연희 2004.04.02 714
373 넌 언제나 머뭇거려 오연희 2004.04.09 654
372 어머니 오연희 2004.04.13 642
371 내 추억의 집은 오연희 2004.05.05 732
370 러브 담은 입술 오연희 2004.05.18 73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