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0
어제:
11
전체:
1,292,184

이달의 작가
2012.08.12 14:02

잠 속에서도 자란다

조회 수 835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잠 속에서도 자란다/오연희


아무 스케줄도 없고 말할 누구도 곁에 없는 주말
거실 바닥에 폭신한 담요를 길게 깐 후
배와 가슴 아래 말랑한 쿠션을 집어넣고 엎드려, 책을 펼친다.
글 속에 등장하는 각양의 인물과
작가의 정신 속으로 빠져드는 즐거움이 읽을 때마다 다른,
가능하면 손때가 약간 묻은 책.
세월은 많은 것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하는 묘약이다.
감동의 물결 중에도 잠깐잠깐 엄습하는 졸음
책 속의 기구한 혹은 반짝이는 인생들 때문에
잠은 얕고 분분하다.
길게 늘어진 몸은 잠을 불러들이는 지름길인 줄 알면서도
포근한 바닥과 맞닿은 가슴 속에
책 속의 이야기가 둥지를 트는 두둑함. 포기할 수 없는 단맛이다.
많은 말을 쏟아 낸 어느 날의 가난해지던 마음과
허망한 잠자리를 떠올린다.
부질없는 것으로 메꿔질 뻔했던 시간이 알곡으로 가득 차는 기분
하루를 접는 잠자리가 흐뭇해지고 잠 속에서도 나는 자란다.





?
  • 오연희 2015.08.20 17:34
    최무열 (2012-08-13 13:19:35)

    오연희 시인님!

    연일 뿜어대는 열기속에도 독서삼매경에
    흠뻑젖은 시인님을 생각하면서.........
    나두 한수노래할까요.........

    잠꼬대 시

    캄캄한 자정시간
    컴컴한 죽은공간
    한손에 시집한권
    시차속으로 빨려든다

    페이지를 펼쳐본다
    느릿느릿 넘기면서
    끄물끄물 읽어된다

    갑자기 웃음이터진다
    안방마님 화들짝....
    무슨일이냐 다구친다
    " 문둥이"

    무슨말인지 웃기만으면서
    나도 몰라요 안방마님대꾸
    어쩌다 길을잃고서는
    막다른 골목길에 서있는느낌

    생각 또생각 문둥이화살이
    자꾸만 나한테 날아든다
    아는게 없는 나

    읽어도 읽어도........
    머리가 텅텅 그대로다.

    더위을 이기면서 행복하세요 "오시인님"

    독자 최무열올림.



    오연희 (2012-08-23 18:07:07)

    선생님, 사모님과의 재미있게 사시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네요.
    늘....행복하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9 넌 언제나 머뭇거려 오연희 2004.04.09 654
248 네가, 오네 오연희 2015.09.12 155
247 노래방에서 1 오연희 2004.09.01 970
246 노오 프라브럼 오연희 2007.04.25 1147
245 녹차를 마시며 오연희 2005.01.12 669
244 누이 1 오연희 2009.08.13 1476
243 수필 눈치보기 1 오연희 2008.08.22 1339
242 수필 다람쥐와 새의 '가뭄 대처법' 오연희 2015.07.29 343
241 수필 다시, '존 웨인'을 찾아서 2 오연희 2022.03.08 88
240 다이어리 1 오연희 2007.01.24 772
239 당신 file 오연희 2004.02.14 1132
238 신앙시 당신의 에덴 1 오연희 2005.11.23 1339
237 대추를 따며 오연희 2006.10.11 906
236 오연희 2010.02.15 1341
235 도너츠 오연희 2004.02.18 802
234 수필 독서, 다시 하는 인생공부 오연희 2015.10.21 166
233 독을 품다 오연희 2015.08.29 243
232 수필 동거-결혼-이혼 오연희 2003.08.08 974
231 수필 동정과 사랑 사이 6 오연희 2017.05.12 178
230 수필 두 개의 생일 기념 사진 오연희 2022.04.05 112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