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0
어제:
7
전체:
1,292,173

이달의 작가
2012.03.20 08:05

블랙 엥그스

조회 수 72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블랙엥그스/오연희


 
사우스다코다에 가면
금빛 초원위를 노니는
세월좋은 검은소를 쉽게 만날수 있다

어둑어둑한 저녁나절
눈발이 휘날이는 들판에서
해가 지든말든 눈이 오든말든 제 알 바 아니라는 듯
유유히 풀을 뜯고 있는데
영악한 사람들은 하늘을 가리는 어디론가 다 피하고
우둔한 저들은
하늘과 땅 사이를 가득 채운 하얀 눈세상에서
하던 일을 계속하고 있다

축복의 크기를 확인하기에는
어둠 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듯
눈이 발하는 수억의 빛을 온 몸으로 읽으며
세상 여념없이 풀을 뜯고있는데
얼만큼 어두워 져야 집으로 돌아가는지
느린 저 걸음으로 밤새 다다를 집이 있기나 한지
혹은 저 들판이 바로 저들의 집은 아닌지
온갖 상상을 하다가

차든 집이든 건물이든
더 크고 더 멋진 곳에 몸 싣은 것을 지고의 낙으로 삼다가
자기몸 크기만한 관 속이나
혹은 한줌의 뼛가루를 담을 조그만 단지 속으로 돌아가는
인간의 결국과
그 인간들을 위해 한 몸 온전히 다 내주고 가는
저들의 결국에 대하여 생각하다가

영혼 꼭 붙들고
가던 길 쪽으로 사라져 가는 일 외에
길이 없어

길을 간다 







  

?

  1. 비밀하나 털어놓고 싶은 날

    Date2006.02.23 Category By오연희 Views916
    Read More
  2. 블랙 엥그스

    Date2012.03.20 Category By오연희 Views728
    Read More
  3. 북한 억류 선교사를 위한 기도 편지

    Date2015.08.21 Category수필 By오연희 Views301
    Read More
  4. 부두에서외 빠진 글 보관-말걸기/

    Date2003.08.20 Category By오연희 Views859
    Read More
  5. 부고에서 읽는 세상살이

    Date2016.10.19 Category수필 By오연희 Views404
    Read More
  6. 봄인데

    Date2006.02.08 Category By오연희 Views812
    Read More
  7. 봄을 기다리며

    Date2009.01.20 Category수필 By오연희 Views1326
    Read More
  8. 보물단지와 애물단지

    Date2016.06.20 Category수필 By오연희 Views145
    Read More
  9. 별 이야기

    Date2005.11.30 Category By오연희 Views992
    Read More
  10. 밥심

    Date2007.07.25 Category By오연희 Views1105
    Read More
  11. 밥솥

    Date2007.01.10 Category By오연희 Views654
    Read More
  12. 발칙한 미국 할아버지

    Date2003.10.02 Category수필 By오연희 Views888
    Read More
  13. 발 맛사지

    Date2006.05.10 Category By오연희 Views1138
    Read More
  14. 반쪽의 슬픔

    Date2005.03.16 Category By오연희 Views568
    Read More
  15. 바탕이 다르다, 는 것에 대하여

    Date2012.07.12 Category수필 By오연희 Views674
    Read More
  16. 바이올린

    Date2009.04.10 Category수필 By오연희 Views1964
    Read More
  17. 바닷가에서

    Date2008.05.30 Category By오연희 Views1457
    Read More
  18. 미스터 션샤인 OST

    Date2018.11.14 Category수필 By오연희 Views423
    Read More
  19. 미국에서 꿈꾸는 '지란지교'

    Date2015.07.06 Category수필 By오연희 Views223
    Read More
  20. 뭉클거림에 대하여

    Date2006.10.11 Category By오연희 Views82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