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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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자살을 미화해서는 안돼!

2009.06.17 02:29

김동욱 조회 수:385 추천:109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식을 마친지가 제법 됐다. 노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되어 조사를 받고 있었을 당시에, 그를 향하여 온갖 적대 행위를 다했던 언론들이 그의 죽음 후에는 돌변하여 그를 "성자"로 만드는 일에 앞장을 섰다. 어떻게든 그와의 연결 고리를 차단하려고 별별 짓을 다했던 민주당은 그의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떠들고 있으니 가관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를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각자의 몫이니 그를 좋아하건 그를 싫어하건 그것을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똑 같은 사람에 대한 평가가 불과 하루 사이에 극에서 극으로 바뀐다면 그것은 아주 큰 잘못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두고 "자살"이라고 표현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고 "서거"라고 표현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 한국의 언론은 "서거"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보도를 해오고 있다. 아무리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죽은 사람에게 "서거"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온당하게 생각되지는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서는, 그가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온갖 화려한 수사를 동원하여 한마디씩 했었던 뉴욕의 목회자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 앞에서는 침묵하고 있다. 이렇다 저렇다 아예 말이 없다. 공개적으로 의견을 밝힌 목회자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신학교에 재학 중에 있는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추모 예배"를 드렸는데, 이들의 "추모 예배"는 뉴욕의 교계에 커다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논란이 커지자 그 "추모 예배"를 주관했던 신학생들은 "추모 예식" 또는 "추모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추모 예배"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을 "반성하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이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하여 공개적으로 추모의 뜻을 밝힌 목회자들은 소수일망정 눈에 띄는데 반하여, 그에 대하여 부정적인 평가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목회자는 뉴욕에서는 단 한 사람에 불과했다. 왜일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 앞에 침묵하고 있는 목회자들은 그의 죽음을 두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타살"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검찰의 강압적인 수사가 그를 죽음으로 몰아갔다는 것이다. 변호사를 대동하고 그래도 "예우"를 받으며 조사를 받았는데, 무슨 커다란 강압이 있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심적인 고통이 컸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한다. 그것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면 검찰이나 경찰에서 조사를 받는 사람들 중 몇 명이나 살아남아 있을까? 세상살이가 녹록하지 않음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모든 것 다 팽개쳐 버리고 세상을 하직해 버리고 싶을 때도 많이 있다. 그래도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 미약한 존재이지만, 나를 기대어 살아가는 가족이 있고, 내가 지켜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스스로 목숨을 버릴 수 없는 이유는, 내 목숨은 나의 것이 아니라 나를 지어주신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은 어떤 이유로건 정당화될 수가 없다. 어떠한 구실로도 미화되어서도 안 된다. 그의 죽음에 안타까운 마음을 갖는 것은 우리 모두가 갖는 인지상정이다. 유족들을 위로하는 것도 당연한 일에 속한다. 하지만, 그것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 우리가 할 일은 하나님께서 유족들을 위로하여 주시기를, 유족들을 하나님의 자녀들로 인쳐 주시기를 기도하는 것이다. * 크리스찬투데이 2009년 6월 17일자 시사칼럼 IN &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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