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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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어른답지 못한 노인들

2009.03.25 02:54

金東旭 조회 수:528 추천:133

대뉴욕지구한인원로목사회 정기총회가 지난 3월 13일에 후러싱제일교회(담임 김중언 목사)에서 개최되었다. 김형훈 목사가 제7대 회장으로 선출되었는데, 회장을 선출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여 많은 사람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뉴욕에 있는 목사회, 교회협의회, 원로목사회는 회장 선거와 관련하여 ‘관례’를 가지고 있다. 현 부회장이 차기의 회장으로 선출되는 관행을 지켜오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회장 선거는 있으나마나 하고, 부회장 선거의 열기가 늘 뜨겁게 달아오르곤 했다. 문제는 관행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에 발생한다. 사실 관행이라고 하는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껏 그렇게 해왔으니 이번에도 또 다음에도 그렇게 하자는 묵시적인 동의의 성격을 갖고는 있지만, 관행을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잘못은 아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관행을 고집하는 것이 잘못이다. 하지만, 지금껏 지켜 왔던 관행을 깰 때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옳고 그름의 논리를 떠나서 그것이 상식이다. 헌데, 이 날 치러진 회장선거에서는 관행을 깬 것에서 더 나아가 지난해에 있었던 회의에서의 ‘의결’ 사항에 대한 이견들이 있었다. ‘부회장이 차기 연도 회장직을 자동 승계 한다’는 내용으로 회칙이 개정이 되었다느니 그렇지 않다느니 하는 다툼이 있었다. 회칙이 개정이 되었느냐의 여부는 지난해의 회의록을 확인하면 되는 일인데, 일부 회원들은 회의록마저도 믿지 않았다. ‘서기가 회의록을 조작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을 했다. 이런 주장은 세상의 단체에서도 나오기 힘든 이야기다. 목사라는 직함을 가진 사람들이, 그것도 원로 목사라는 아주 거창한 타이틀을 가진 어른들의 입에서는 결단코 나올 수 없는 이야기다. 목사들끼리, 목사들의 어른이라고 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믿지 못하고, 자기들의 회의 내용을 기록해 놓은 회의록 마저 신뢰하지 못하고 조작 운운한다면, 그러한 사람들은 아예 목사라는 직함을 떼고 살아가는 것이 훨씬 좋을 것이다. 어른은 어른다와야 한다. 어른답게 행동하지 못하는, 단지 나이만 많은 사람들을 우리는 ‘노인’이라고 부른다. 똑 같은 연륜을 살아 왔는데 ‘어른’으로 예우를 받는 분들이 계시는가 하면 ‘노인’이라는 호칭으로 폄하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 모두는 나이가 들었을 때 ‘어른’으로 대접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어른’으로 높임을 받느냐 ‘노인’으로 천대를 받느냐는 우리 각자가 어떤 삶을 살아 왔느냐,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이 된다. 대뉴욕지구한인원로목사회 회원들은 어른으로 대접받기를 스스로가 포기해 버렸다. 후배 목사들에게 본이 되고, 성도들에게 귀감이 되어야 할 위치와 본분을 망각하고 감투 욕에 사로잡혀 있는 추악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지나간 일을 돌이킬 수는 없겠지만 지금이라도 교계와 후배 목사들, 그리고 성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그것이 땅에 떨어진 명예와 실추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 <크리스찬투데이> 2009년 3월 25일자 시사칼럼 IN &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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