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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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월의 흔적

2011.02.11 03:58

오연희 조회 수:395 추천:96



30대 초반의 젊은 여성이 미용실에서 머리를 맡긴 채 긴 통화를 하고 있습니다. 내가 아는 재벌가 자녀 아무개, 한류스타 아무개, 하버드 대학, 청와대, 워싱턴... 그녀가 통화 중에 주로 사용한 단어들입니다. 이어폰을 사용해 큰소리로 장시간 통화를 하다보니 다른 손님은 물론 미용 보조일을 하는 어린 친구들까지 흘끔거렸지만 정작 본인은 그런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더군요. 그녀는 자신의 대화 내용을 토대로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호기심과 부러움과 일정한 경외심을 가질 것이라고 확신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녀의 태도가 그러했습니다. 살다보면, 하루종일 바지 앞지퍼가 내려간 줄도 모르고 거리를 활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게다가 사람들이 자신에게 보내는 묘한 시선을 독특한 자신의 상의 패션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당당하게 가슴까지 내밀었는데 저녁에 보니 그런 상태였던 거지요. 멈칫하며 한번쯤 의심해 봤더라면 좋았을걸.. 그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제가 아는 한 중년 남자는 젊음을, 앞지퍼를 열고 활보하던 시기로 규정합니다. 남들은 다 아는데 자기만 모르는 부끄러움의 시절. 그래서 다시 젊음의 시절로 돌아가기 싫다네요^^ 그의 인품으로 미루어 보건대 단순히 다시 못올 젊음에 대한 반동적 표현이거나 젊음에 대한 괜한 시샘만은 아닌 것처럼 느껴집니다. 청춘을 한참 지나온 시기임에도 저는 아직도 부끄러움에 가슴까지 붉어지는 경우들이 적지 않습니다. 자기를 돌아보는 ‘착한 의심’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겠거니.. 자문자답으로 그나마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위는 '정혜신의 그림에세이'에서 옮겨온 글입니다. - 2011년 하고도 2월 하고도 열흘이 지났네요. 오연희 홈을 방문해 주신 분들께 다시 감사드립니다. 좋은글 옮겨놓으며 저도 '착한 의심'에 잠겨봅니다. 그립지만 돌아가고 싶지는 않은 그런시절 님들도 있으실것 같아요. 저..적지 않거든요. 돌아보면 어찌 그리 철딱서니 없는짓을 했을까..싶은... 세월이 한참 지난 지금은 그렇지 않냐구요? 예스!라는 대답 저...선뜻 안나오네요. 저만 그렇다면 억울할텐데...많이들 저와 비슷한 생각 갖고 사는것 같아..위로가 되더라구요. 돌아볼줄 아는 여유....만으로도 그래서.. 다른사람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는 것만으로도 조금 컸구나..그렇게 믿으려고 해요. 철들고 아니고가 나이하고는 별관계가 없다는 생각 종종 합니다. 곰백살을 먹어도 아닌사람은 아니니까.. 후후...어쩌면 제가 바로 그런사람일지 모르니까 '착한의심'마음에 꽉꽉^^ 새겨보는 오늘로 삼고 싶네요. 2월은 28일까지니까...금방갈거에요. 날짜에 많이 둔감해지긴 했지만 2월은 뭔가..뭔지 모르지만 아쉬울것 같은 기분이 살짝 드네요. 우리를 요동케하는 일들이 우리를 끊임없이 흔들어댈지라도 우리속의 기쁨을 찾아내어 신나게 살아가야겠지요. 그럼요. 얼마나 많은데요. 우선 날씨가 쥑이네요.^^ 한웅큼 쥐면 바스락 부스질것 같은 햇살..... 우리를 불러내는것들...거절하지 말구...ㅎㅎㅎ 모두모두 행복하세요. 감사와 사랑으로... 오연희드림. 2011.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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