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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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대민봉사

2004.01.29 12:51

김예년 조회 수:24 추천:3

어젠 대민봉사 를 했습니다.

요즘은 예전과 달리 초등학교 방학숙제가 이상합니다
박물관 다녀오기, 영화보고 감상문 쓰기, 부모님 도와드리기,
부모님과 여행다녀온후 여행기 쓰기등등..
돈을 써야만 하는 방학숙제...

그래서 할수없이 그중한가지인 여행가기를 하기 위해 대민봉사를 떠난것입니다

기차여행을 하기로 되어있었는데 3주전부터 예약을 해도 주말엔
예약이 꽉차서 할수없이 회사 눈치보며 평일날 갈수밖에 없었지요

몇년전에 딸애의 이상한 방학숙제로 기차여행을 한번 했었고
이번엔 아들놈의 이상한 방학숙제를 위해 두번째로 가는 기차여행 이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나이를 먹거나 안먹거나 기차로 떠나는 여행은
가슴을 들뜨게 하는 뭔가가 있습니다

차창으로 내다보이는 겨울 시골 풍경은
어릴적 방학때 할머니댁에서 뛰놀던 생각도 나게하고

방송으로 나오는 경쾌한 음악을 들으면
학교때 대성리로 MT 떠나던 생각도 나게하고

다정히 앉아서 이야기 나누는 연인을 바라 보면
결혼전 아내와 같이 신촌서 경의선 기차타고 백마 카페촌으로
데이트다니던 생각도 나게 하곤 합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기차여행의 별미는
홍익회 아저씨의 군것질 구루마(?) 아니겠습니까?
춘천행 완행열차에서 빽빽한 사람들 사이를 누비며

"심심풀이 오징어 땅콩 있어요~"
"삶은 계란과 사이다 있어요~"

하던 홍익회 아저씨가 생각나는데 마침 통로끝에서
홍익회 저씨가 출현을 했습니다
요즘엔 그렇게 크게 외치진 않지만 분위기는 예전 그대로 였습니다

손수레가 지나가자 뭐가 있나 기웃 기웃 하는 아이들에게 제가

"먹고싶은것이 있니?"

하고물으니 귤과 과자가 먹고 싶다고 해서 선반에서 가방을 꺼내
귤과 과자 오징어 땅콩등을 꺼내주고 가방안을 보여주며 이야기 했습니다

"저기 아저씨가 가지고 있는거 아빠가 거의 가지고 있으니깐 말만해라"

온갖 주전부리로 가득찬 가방을 본 애들이

"아빠가 홍익회 아저씨 같애'

라고 이야기 하며 키득키득 웃었습니다

"야..이놈들아 아빤 홍익회 아저씨가 아니고..<홍익인간> 이다..
홍익회 아저씬 돈을 받지만 아빤 너의들을 이롭게(?) 하면서 돈도
안받으니 <홍익인간> 아니냐..ㅋㅋㅋ"

애들은 와하~ 하며 좋아라 웃지만 아내는 핀잔을 줍니다

"좀 조용히 해요..창피하게...
요즘에 이렇게 먹을거 잔뜩 싸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어디있어요?
이건 슈퍼마켓이네..슈퍼마켓... "

하하하 아무렴 어떻습니까?
재밌고 맛있으면 그만이지....안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