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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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마종기 시인의 '우화의 강' 전문

2004.02.27 15:33

오연희 조회 수:24 추천:3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 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 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 듣고

    몇 해쯤 만나지 않아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결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 보아주고

    그대를 생각할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마종기 시인의 '우화의 강' 전문


    *마종기 시인의 이글을 처음 보았을때
    가슴에 뭔가 강하게 와닿은 느낌이 멍~~했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오늘 우연히 이글을
    다시 접하게 되었는데..
    그때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와 닿네요.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글입니다.
    행복한 밤 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