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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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강남 1970

2016.02.10 05:10

Chuck 조회 수:67

서울“압구정동은 체제가 만들어낸 욕망의 통조림 공장이다. (중략) 가는 곳마다 모델

탤런트 아닌 사람 없고 가는 곳마다 술과 고기가 넘쳐나니 무릉도원이 따로 없구나. (중략) 

세속도시의 즐거움에 동참하고 싶은 자들 압구정동의 좁은 문으로 들어가길 힘쓰는구나”

시인 유하는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 연작시에서 강남을 이렇게 묘사했다.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 연작은 서울 강남의 탈바뀜의 기간이 자신의 성장기와 일치했던 강남에 사는 한 시인의 도시문명론이다. 그리고 시인은 감독이 된 후에도 영화를 통해 꾸준히 강남의 들끓는 욕망을 이야기 했다. 영화 ‘강남 1970’은 2004년 ‘말죽거리 잔혹사’와 2006년 ‘비열한 거리’를 잇는 유하 감독의 ‘강남 3부작’의 완결편이다. 바람 부는 날, 압구정동에서 유하 감독을 만나 영화에 대해 물었다..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유 하 )

압구정동은 체제가 만들어낸 욕망의 통조림 공장이다 
국화빵 기계다 지하철 자동 개찰구다 어디 한번 그 투 입구에 
당신을 넣어보라 당신의 와꾸를 디밀어보라

예컨대 나 를 포함한 소설가 박상우나 
 시인 함민복 같은 와꾸로는 당장은 곤란하다 넣자마자 
띠 ----- 소리와 함께 
거부 반응을 일으킨다 그 투입구에 와꾸를 맞추고 싶으면 우선 일 년간 하루 십 킬로의 
로드윅과 새도 복싱 등의 피눈물 나는 하드 트레이닝으로 실버스타 스탤론이나 
리차드 기어 같은 샤프한 이미지를 만들 것 일단 기본 자세가 갖추어지면 
세 겹 주름바지와, 니트, 주윤발 코트,장군의 아들 중 
절모, 목걸이 등의 의류 액세서리 등을 구비할 것 그 다음 
미장원과 강력 무쓰를 이용한 소방차나 맥가이버 헤어 
스타일로 무장할 것 

그걸로 끝나냐?  천만에, 스쿠프나 엑셀 GLSi의 핸들을 
잡아야 그때 화룡점정이 이루어진다 
그 국화빵 통과 제의를 거쳐야만 비로소 압구정동 통조림통 속으로 풍덩 편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곳 어디를 둘러보라 차림새의 빈부 격차가 있는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욕망의 평등 사회이다 패선의 사회주의 낙원이다 
가는 곳마다 모델 탤런트 아닌 사람 없고 가는 곳마다 
술과 고기가 넘쳐나니 무릉도원이 따로 없구나 


미국서 똥구루마 끌다 온 놈들도 여기선 재미 많이 보는 재미 동포 라 지화자, 봄날은 간다 ---- 
해서, 세속도시의 즐거움에 동참하고 싶은 자들 압구 
정동의 좁은 문으로 들어가길 힘쓰는구나 
투입구의 좁은 문으로 몸을 막 우겨넣는구나 글쟁이들과 관능적으로 쫙 빠진 무용수들과의 심리적 거리는, 

사동과 압구정동과의 실제 거리에 비례한다 

걸어가면 만날 수 있다 오, 욕망과 유혹의 삼투압이여 
자, 오관으로 느껴보라, 안락하게 푹 절여진 만화방창 
각종 쾌락의 묘지, 체제의 꽁치 통조림 공장, 그 거대한 
피스톤이, 톱니바퀴가 검은 기름의 몸체를 번득이며 손짓하는 현장을 
 

왕성하게 숨막히게 숨가쁘게 
 그러나 갈수록 쎅시하게 
 바람이 분다 이곳에 오라 
 바람이 분다 이곳에 오라 
 바람이 불지 않는다 그래도 이곳에 오라  아~~ 그리워라 ~~ 옛날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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