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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기독교인의 삶] 사모가 건강해야 교회도 건강하다


엄예선 풀러신학대 가정상담학 교수


모든 직업들 중 목사라는 직업만큼 아내가 남편의 직업에 그토록 많은 영향을 끼치고 남편의 직업이 아내의 역할과 자아의식에 그토록 많은 영향을 끼치는 직업은 없을 것이다.

건강한 목회자가 건강한 교회를 배출하고 건강한 목회자 가정이 건강한 목회자를 배출하고 건강한 목회자 가정은 목회자의 아내의 신체적 심리적 영적건강과 직결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김남준 목사의 "목회자의 아내가 살아야 교회가 산다"는 말은 설득력이 있다.

한편 상담현장에서 보면 한인 교회 사모들 중에는 부부갈등 우울증 자살충동 피해망상증 대인공포증 탈진 등의 심각한 증상들을 안고 사는 분들이 적지 않다.

한국 교회 사모들의 건강 회복을 위한 제언들을 몇 가지 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각 교회 내에서의 사모의 역할들이 분명하게 명시되어야 한다. 한국 교회에서는 목사의 아내는 물론이고 신학생의 아내들마저 남편이 신학교에 입학한 그날부터 갑자기 "사모"라는 지위와 명칭을 부여 받아 자신도 모르고 남도 모르는"사모"역할을 스스로 알아서 잘 감당해야 만 한다. 많은 교회는 사모가 일을 활발히 하면 "지나치게 나선다"고 지탄하고 일을 안 하면 "안 한다"고 지탄한다. 그러므로 어떤 사모는 "일을 열가지 하면 열 가지 욕을 먹지만 안하면 안 한다는 한 가지 욕만 먹으니까 일을 안 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렸어요"라고 말한다.

둘째 교인들은 사모를 함부로 대하지 않도록 교육받아야 한다. 많은 성도들이 각기 다른 잣대들을 가지고 임의로 목회자 아내들을 비판한다.

예를 들면 어느 사모는 박봉을 아껴 가면서 성도들이 찾아 올 때 마다 극진히 대접을 했더니 성도들이 "목회자 아내가 낭비벽이 심하다"는 비판을 가해와서 그 이후에는 대접을 좀 덜한 결과 "사모가 성의 없이 교인들을 대한다"고 비판을 받았다. 어떤 성도들은 목회자에 대한 불만을 사모에 대한 비판으로 표출하기도 한다.

셋째 목회자는 올바른 목회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좋은 남편이 되어야 한다. 많은 목사들이 세상을 구원하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자녀들과 배우자를 잃어버렸다. 결과적으로 사모들은 때로는 심리적인 과부같이 느끼며 또 때로는 남편을 가운데 두고 교인들은 물론 하나님과도 경쟁하면서 사는 것 같은 느낌을 느낀다. 이러한 느낌은 그들로 하여금 쉽게 심리적.영적 우울증에 빠지게 한다.

교인들은 목회자 가정을 통하여 건강한 가정상을 보고 닮고자 한다. 그러므로 목회자가 분명하게 한계설정을 하고 아내의 약점을 교인들 앞에서 감싸주고 아내와 시간을 갖고 좋은 대화를 하는 모습은 그 자체가 중요한 목회다. 목회자가 부부관계를 돈독히함은 성적 유혹에서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넷째 사모들을 위한 교육이 교단차원에서 활성화 되어야 한다. 사모들은 단순히 사모라는 이유로 자신들이 훈련받지 않은 목회 영역에 깊히 개입되어서는 안된다. 특히 상담의 경우 훈련 받지 못하고 잘못 실시하는 상담은 오히려 해를 가져 올 수 있다.

다섯째 각 교단은 사모들의 치유와 성장을 위한 또래 소집단들 선배 사모가 후배 사모를 멘토링 해 줄 수 있는 멘토링 제도 사모들이 상담료의 부담을 느끼지 않고 전문 상담가나 정신과 의사를 찾아 갈 수 있는 제도등의 활성화를 위하여 정책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교회의 건강은 목회자 아내의 건강과 분리될 수 없음을 늘 명심하자.


신문발행일 :2007. 04.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