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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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달동네

2007.10.28 09:11

김진학 조회 수:533 추천:148

달동네 / 김진학


길 건너 집들은 팔을 벌린 채
하늘을 향해 한없이 솟고
쓰러지듯 선 나무십자가 아래  
몰려다니는 굶주린 바람
발을 뻗으면 차가운 블록 담과
화려하게 바랜 신문지가 있는 방
해가 없어 붙여진 이름

새벽을 헤치고 오르는
두부 장수의 늙은 종소리와
아무리 좋은 옷을 입어도
궁색함이 도는 좌판 아줌마가 있는
슬픈 동네

해가 없어도
부셔진 별들이 올라 하늘에 깔렸지
가장 낮은 자들의 마음이
뒷산에 걸려 달이 된 이름
거기
거기

달동네
  


2007년 2월
서울 어느 달동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