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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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어느 산위에서

2007.04.18 09:17

김진학 조회 수:588 추천:178

어느 산위에서 / 김진학 하늘을 본다 나무 끝에서 나부끼는 바람을 본다 줄기줄기 빛들이 관통하고 봉분 하나에 사연을 담고 누운 화려한 이야기가 바람소리에 쓸려간다 산보다 더 깊은 속내를 지닌 눈물이 하얗게 일어난다 아름다움이란 시간이 흐르면 영원히 일탈(逸脫)인 것을 산들은 파랗게 일어서는데도 사월에 내린 눈이 누운 사람의 가슴으로 차갑게 스며드나보다 피어보지도 못한 꽃 지는 소리로 스며드나보다 문득 혼자 사이코가 되어 진달래꽃을 머리에 꽂고 목청껏 웃어본다 건너편 산도 따라 웃고 울면 산도 따라 울고 아아 양지쪽만 찾아 구르던 쓸쓸한 태양이 다시 일어나 높이, 더 높이 빛나며 가장 낮은 이들의 가슴을 달구어 강이 되어 흐르기를 푸른 바다로 흘러가기를 나도 언제, 어느 때 잊은 자가 되어 저렇게 누워도 떳떳하기를 젖은 이마 다시는 젖지 않기를 흙이 되어 누워도 당당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