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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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사막을 건널때/이향아

2008.05.13 10:14

오연희 조회 수:909 추천:152

사막을 건널때/이향아 모래밭을 걸을 때는 꿈 높이를 조절할 것 빨리 걸어도 거기서 거기 천천히 걸어도 거기가 거기 지빠귀 새 울움을 속으로 세면서 박자를 맞출 것 발이야 어차피 빠질 만큼 빠지니까 내가 깃털처럼 가볍지 못한 탓 뼈와 기름기, 살과 구정물로 그거야 내가 버겁고 지겨운 탓 바람은 이랬다 저랬다 변덕을 부릴지라도 날숨 들숨은 끝끝내 멈추지 마라, 그래도 끔찍한 목숨아닌가 늙은 노새처럼 속으로 무슨 말이든 웅얼거리는 게 좋다 잊었는가, 너는 지금 사막을 건너가고 있는 거야 사하라, 고비, 바하라야, 타클라마칸 그렇게 입속에서 헐떡이는 것이 좋다 그러다가 문득 세상이 모두 눈물나고 다시 돌아와 질펀한 얼굴을 문지르게 되는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