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0
어제:
34
전체:
1,291,666

이달의 작가

천개의 바람이 되어

2007.05.24 12:44

오연희 조회 수:852



신현림[-g-alstjstkfkd-j-]a thousand winds (author unknown) Do not stand at my grave and weep, I am not there, I do not sleep. I am a thousand winds that blow. I am the diamond glint on snow. I am the sunlight on ripened grain. I am the gentle autumn rain. When you awaken in the morning’s hush, I am the swift uplifting rush Of quiet birds in circled flight, I am the soft stars that shine at night. Do not stand at my grave and cry, I am not there, I did not die. 천 개의 바람이 되어/작자미상 내 무덤 앞에서 울지 마세요 나는 그곳에 없습니다. 나는 잠들지 않습니다 나는 천의 바람, 천의 숨결로 흩날립니다 나는 눈 위에 반짝이는 다이아몬드입니다 나는 무르익은 곡식 비추는 햇빛이며 나는 부드러운 가을비입니다 당신이 아침 소리에 깨어날 때 나는 하늘을 고요히 맴돌고 있습니다 나는 밤하늘에 비치는 따스한 별입니다 내 무덤 앞에 서서 울지 마세요 나는 그곳에 없습니다. 나는 죽지 않습니다 <천 개의 바람이 되어>는 누가 썼을까 12줄의 짧은 이 시는 영어권에서 꽤 알려졌다. 영화감독 하워드 혹스의 장례식에서 존 웨인이 낭독하였고, 여배우 마릴린 먼로의 25기일 때에도 낭독되었다. 그리고 미국 9·11 테러의 1주기에서, 테러로 부친을 잃은 11살의 소녀가 이 시 <천 개의 바람이 되어>를 낭독하여 듣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였다. 그러나 그토록 널리 사랑받고 유명한 시인데도 누가, 언제 썼는지 대해서는 갖가지 설만 무성하였다. 다만 별, 햇살, 바람 등 시 전반에 느껴지는 자연의 이미지를 근거로 아메리카 인디언들 사이에서 전승된 것을 누군가가 영어로 번역했다든가, 1932년 메리 프라이라는 여성의 작품이란 설 등이 있었다. 이처럼 인터넷에 다양한 버전의 시들이 떠돌고 있는 가운데, 이 시가 널리 알려지게 된 데에는 다음과 같은 슬픈 일화가 있다. 1989년, 스물네 살의 영국군 병사 스테판 커밍스는 IRA(아일랜드 공화국군)의 폭탄 테러로 목숨을 잃었다. 스테판은 생전에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열어 보세요”라며 한 통의 편지를 남겨 두었다고 하는데, 그 편지에 이 시가 들어 있었다. 스테판의 장례식이 열리던 날, 부친은 아들이 남긴 편지와 이 시를 낭독했고, 이 사실이 영국 BBC에서 방영되어 전국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수많은 이들이 시의 복사본을 구하고자 하였고, 이 시 <천 개의 바람이 되어>는 지난 60년간의 방송에서 가장 많은 리퀘스트를 받은 영시가 되었다. 이 사실은 순식간에 영국 전역과 영어권 나라에 퍼지게 되었다. 그 당시 한 언론에서는 “폭풍우처럼 온 나라를 휩쓴 시”라고 게재했을 정도였다. 그 후 소중한 사람을 잃은 슬픈 자리엔 이 시 <천 개의 바람이 되어>가 함께했다. 마릴린 먼로나 9·11 테러, 우주비행선 챌린저 호에서 사망한 다섯 비행사들의 추도식에서도 읽혀질 정도로, 이 시는 떠나간 사람을 추억하고 남겨진 이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생과 죽음의 시’로서 사랑받게 되었다. 사실 나는 이 시를 외국에서 생활하는 후배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내가 시인이다 보니 간혹 원서와 관련된 자료를 부탁하곤 했는데, 어느 날 좋은 시를 알게 되었다며 알려온 것이다. 처음에는 막연히 괜찮다고 느꼈다. 그러다 몸이 몹시 아파 병원에 누워 링거를 맞으면서 읽으니 더욱 가슴 깊이 와 닿았다. 한겨울에 들이닥친 동남아시아 지진해일 재앙으로 인한 많은 사람들의 사망 뉴스로 시끄러웠던 다음이라 삶과 죽음은 더 기이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더욱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이라크 전쟁과 자살 폭탄 테러 뉴스를 보면서 정말 사는 게 뭘까 깊은 회의에 빠지곤 했다. -신현림의 포토에세이중에서- 1. 우리 자신을 위하여 그늘을 만들기보다는 세상에 피곤한 인생들이 우리 그늘에 와서 쉬어 갈 수 있도록 그늘을 만들어주는 사람이 되자. 2. 태어나서 병들고 늙고 죽어가는 삶을 깊이 생각함으로써 진정 지혜로움과 자유를 얻으리라. 3. 살다보면 가족, 친구나 지인과 의견충돌을 피할 수 없을 때가 있다. 다들 자존심이 철근같이 센 것 같다. 시간 지나보면 그 자존심이란 것도 양파 껍질처럼 아무것도 아닌데 말이다. 4. 오래된 포도주처럼 사람들과의 정을 푸욱 익혀가고 싶은 시간, 측은지심이나 연민의 감정을 갖는다면 용서나, 상대를 받아들이지 못할게 없으리라. 5. 황혼이 어둠에 물들 듯 언제든 서로의 마음이 따뜻이 스미는 관계. 이것은 누구나 꿈꾸는 것 그꿈을 이루기 위해 남다른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그 정성의 향기는 숲 냄새와 흡사하다. 나무는 저마다 다른 나무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다. 그건 고독의 거리다. 저마다의 그 고독으로 숲은 평화롭고 안정감을 갖는다. 6. 죽음에 대한 생각은 열렬히 삶을 살겠다는 뜻. 그리하여 자신의삶을 더 아름답고 충실하게 보내겠다는 각오를 다질 것이다. 2007년 5월 24일 -김서경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