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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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간송 전형필

2010.10.19 07:56

오연희 조회 수:9349



이충렬[-g-alstjstkfkd-j-]"간송 전형필'의 표지는 하얗다. 흰 두루마기를 입은 풍채 좋은 한 남자의 초상이 있다. 한 인물을 집중 조명하고 있음이다. 며칠 만에 완독했다.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사이트에서 만난 작가 이충렬의 프로기질이 빛을 발하는 책.

아아, 책을 더럽히고 말았다. 치약이든 화장품이든 그릇이든.. 뚜껑을 제대로 닫지 않는 나의 나쁜 습관이 발동했다.
기침때문에 루비투신을 복용했는데 뚜껑을 제대로 닫지않고 책과 함께 샤핑 백에 넣었다가 약이 쏟아져 책이 온통 붉은색으로 얼룩졌다. 표지를 넘기면 나오는 빨간종이는 검은색이 되었다. 붉은 것 위에 진득거리는 붉은 것...드라큐라가 다녀간 듯 흉하다.

그러나 '간송 전형필' 그의 삶은 아무래도 감동이다. 그의 삶을 끈질기에 추적하여 한권의 책으로 엮어 세상에 내놓은 이충렬의 실력에 감탄한다.




밑줄 그은 구절 모음


"옛 책에 보면, 사람의 기가 바르면 천지의 기가 바르고, 사람의 기가 어지러우면 천지의 기도 어지러워지는 법이라고 했다. 이에 선과 악이 나뉘고 만사가 나온다. 사람마다 인품이 다르고 도량의 대소가 있으나, 학문을 닦으면 군자의 도량에 도달할 수 있다고 했느니라"

"군자란 희로의 감정을 중후하게 해야 한다. 특히 함부로 화를 내면 욕됨이 따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옥정연재' 란 '우물에서 퍼올린 구슬 같은 맑은 물로 먹을 갈아서 글씨를 쓰는 집'이라는 뜻

옛 선비들은 세상에 나가 출세하고 이름을 알리기보다, 서재에서 학문과 세상의 이치를 익히면서 자신의 뜻에 맞게 사는 것을 훨씬 더 가치 있게 여겼지. 그래서 붓과 벼루를 서재에 두고 시를 짓고 글씨를 쓰며 마음을 다스렸단다.

세상의 유혹에 꿋꿋하려면 옛 선비와 같은 격조와 정신을 갖춰야 하니, 계속해서 열심히 읽고 글씨 쓰기를 게을리 하지 말거라

"시대를 지키는 선비의 삶이라 하시면?" "그래, 글을 읽으면서 학문을 닦는 선비가 아니라, 조선의 문화를 지키는 선비라는 뜻인데..."

중요한 건 방법이 아니라 너의 마음이니까...

세상의 유혹에 꿋꿋하려면 옛 선비와 같은 격조와 정신을 갖춰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서와 전적과 골동은 조선의 자존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선조들이 남긴 그림, 글씨, 책, 도자기는 우리 민족의 혼이자 얼이라네."

"모든 서화는 제값을 주고 구득하겠다는 마음을 잊어서는 안되네. 무슨 말인고 하니, 값을 깎으려 하면 좋은 그림을 절대 만날 수 없다는 뜻이다. 서화상들은 장사꾼이지만, 대부분 서화를 좋아하고 아끼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자신이 갖고 있는 작품을 알아주고 대접해주면 좋은 작품이 나왔을 때 얼른 연락해주지. 하지만 흠을 잡으며 깎으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절대 먼저 연락하지 않는다네"

"믿을 수 있는 사람과 거래를 하게, 그래야 위작을 피할 수 있네. 위작은 지금 시대뿐만 아니라 오래 전 조선시대에도 만들어졌다네. 그런데 진위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은 하루이틀에 쌓이지 않을 테니, 한동안은 믿을 수 있는 사람하고만 거래하는 게 좋을 거야."

재산을 모두 수집에 쏟아 부어 말년에 생활이 힘들어지자 '평생 눈에 갖다 바쳤던 것을 이제는 입에다 갖다 바칠 수 밖에 없다' 며 수장품을 팔았고 결국은 수장품은 뿔뿔이 흩어졌지.이처럼 수장가에게는 모으는 일보다 지키는 일이 더 힘들고 어려운 거야.

자네도 힘들게 수장한 물건을 절대 다시 내놓지 않아도 될 만큼난 모으게나,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자네가 오랫동안 애써서 모은 수장품이 자네 스스로 또는 자손들에 의해 뿔뿔이 흩어지고 말 것이니.

'어떤 경우에도 정치적 우여곡절에 휩쓸리지 말고, 오로지 조상님들의 얼과 혼을 모으고 간수하는 데만 힘써 매진하기 바라네. 그렇게 하는 것만이 이 식민지 시대에 자네의 존엄을 지키는 길일 것이야'

'많은 재산가가 중국에서 활동하는 독립운동 세력이나 국내의 사회주의자들에게 포섭대상이 되고 있는 현실에서, 어느 쪽이든 일단 발을 들여놓으면 종국에는 비극적 최후를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우리조선은 꼭 독립되네. 동서고금에 문화수준이 높은 나라가 낮은 나라에 영원히 합병된 역사는 없고, 그것이 바로 문화의 힘이지.'

'자신이 지금 가려고 하는 길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멀고 험난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만큼 빛나고 값진 일이 되 터였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그것이 후손에 대한 선조들의 시험이고, 그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자손에게는 재산을 거둔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다.'

아무리 확신이 있더라고 불안감마저 없지는 않았을 것 이다. 나약해지지 않는 것, 불안해도 그것을 밖으로 드러내 보이지 않는 것, 흔들리지 않고 의연하게 자신의 길을 가는 것, 그것이 아직 젊은 전형필이 세상과 부딪치는 최선의 방식이었다.

압구정은, 단종을 몰아낸 수양대군이 세조가 되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우고, 사육신의 단종 복위 운동을 좌절 시킨 권모술수의 대가 한명회(1415~1487)가 한강변에 지은 정자다. 벼슬에서 떠난 후 갈매기와 친하게 지내며 시나 짓겠다고, 친할 압 자와 갈매기 구 자를 써서 '압구정' 이라고 이름 지었다.

<장안연우>는 안개비 내리는 서울 풍경을 그린 그림이다.

난초를 볼 때는 격식을 따지지 말고 기운을 느끼며 봐야 하네.

돈만 있고 문화를 모르는 부자 중 대수장가가 된 경우는 극히 드물다. 안목과 열정이 없기 때문이다.

사후세계의 수호자로 살생을 미워하며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덕의 화신 기린

김동현 그가 일본에게 처분한 명품들은 고국에 돌아오지 못했고, 훗날 그는 아편 중독자가 되었다. 돈은 있으나 할 일을 찾지 못해 그렇게 된 것이리라.

복을 받으려고만 하지 말고 베푸는 덕을 쌓아야 하지 않겠나. 그래야 복이 참 복이 되고 길게 이어진다고 했어.

힘은 칼이나 돈이 아니라 정신에서 나오고, 정신이 강해지려면 무조건 배워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사계 독서클럽 2010.11월 지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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