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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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2011.02.17 11:20

오연희 조회 수:9162



미치 앨봄[-g-alstjstkfkd-j-]나의 오랜 친구 은영의 남편은 루게릭병으로 3년째 투병중이다.
지난주 문명을 다녀왔다.
말문은 닫혔고 몸은 움직이지 못하고 24시간 침대에 누워있었고
호흡도 먹는것도 모두 기계에 의존하고 있었다.
나는 남편과 양쪽에 서서 너무나 가늘어 뼈가 오도독 손에 느껴지는 은영남편의 다리를 하염없이 주물었다.

그날 무슨 이야기끝에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읽어 보고싶은 책이라고 했더니 은영이 그책 자기한테 있다고...했다.
은영을 포함한 8명의 친구가 한달에 한번 만남을 가진다.
2월 만남의 날 은영은 나에게 이책을 건네주었다.

오랜시간 남편병구환 하는 은영의 표정은 참 밝고 활기차다.
지난 12월 만남에서는 마틴 로이드 존스의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라는 책을 우리 7명 모두에게 성탄선물로 안겨주었다.

모리교수가 루게릭병에 걸렸을때는 루게릭병에 대한 정부 혜택이 주어지지 않아 엄청난 병원비를 지불해야 했다고 책에 나와있다.
은영의 말에 의하면 지금은 전액 정부지원이 있어 경제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어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한다.

미치앨봄과 모리 슈워츠 교수와의 대화
이 책을 읽게 된것이 나에게는 행운이다.

밑줄그은 구절 모음

* 선생님은 죽어간다는 것의 의미를 토론하는 모임을 운영했다. 모임에서는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면서 죽음을 얼마나 겁내는가에 대해서 토론했다. 그는 “죽어간다”는 말이 “쓸모없다”란 말과 동의어가 아님을 증명하려고 노력했다.

* 갑자기 시간이 귀하게 여겨졌다. 하수구에 마구 흘려버리는 물처럼 시간이 쑥쑥 빠져나가는 것만 같아. 아무리 빨리 움직여도 느린 것만 같았다.

* 나는 우리 나라를 적시는 소나기 언론의 한 축을 이루고 있었다

*일을 성취해내면 내가 내 인생의 칼자루를 쥐게 될 수 있으리라고 미었으므로 행복의 마지막 조각까지 다 끼워맞출 수 있을 거라고 믿었으므로. 또 그런 결말이 내 운명의 당연한 몫이라고도 생각했으므로

*죽음은 결코 당황스런 것이 아니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을 잘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죽음의 콧잔등에 분칠하지 않으려 했다.

*사람들은 나를 다리로 생각해. 난 예전처럼 살아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벽하게 죽은 것도 아니야.

*죽어가는 것은 그저 슬퍼할 거리에 불과하네. 불행하게 사는 것과는 또 달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산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깨어있는 시간 내내 자기 연민에 빠져 사는 사람들이 떠올랐다. 내가 아는 사람 대부분이 그랬다. 하루에 자기 硏민을 느끼는 시간을 정해두면 얼마나 유용할까. 몇 분만 눈물을 흘리고 그날의 나머지는 즐겁게 산다면. 무서운 병을 앓는 선생님도 그렇게 하고 계신데..

*언제든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지금처럼 야망에 넘치지 않게 될 테니까.

*영혼과 관계된 것이 파고들 공간을 더 많이 마련해야 될지도 모르지.

*시간이 창틀을 지나치는 것을 아는것과 비슷하지. 내 시간이 거의 끝났음을 알기에 처음으로 자연을 보는 것처럼 그렇게도 자연에 마음이 끌린다네. 시간과 계절을, 내 삶이 천천히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려고 애썼다.

*가족이 없다면 사람들이 딛고 설 바탕이, 안전한 버팀대가 없지. 병이 난 이후 그 점이 더 분명해졌네. 가족의 뒷받침과 사랑과 애정과 염려가 없으면, 많은 걸 가졌다고 할 수 없겠지. 사랑은 가장 중요한 거라네. 위대한 시인 오든이 말했듯이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멸망하네”

*나를 계속 지켜봐 주는 사람. 언제나 나를 지켜봐 줄 사람을 갖는 것과는 다르지. 가족의 지니는 의미. 그냥 단순한 사랑이 아니라 지켜봐 주는 누군가가 거기 있다는 사실을 상대방에게 알려주는 것이라네.

*너희 생활을 중지하지 말아라. 안 그러면 이병이 나 한 사람 만이 아니라 우리 세 사람 모두를 집어삼켜버릴 거야.

*타인에 대해 완벽한 책임감을 경험하고 싶다면, 그리고 사랑하는 법과 가장 깊이 서로 엮이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 자식을 가져야 하네.

*우리가 감정을 자제하면-즉 그 감정들이 자신을 온전히 꿰뚫고 지나가제 하지 못하면-겁내느라 정신이 없어지고 마네. 고통이 겁나고 슬픔이 겁나지. 또 사랑에 뒤따르는 약해지는 마음이 겁나네. 하지만 이런 감정들에 온전히 자신을 던지면, 그래서 스스로 그 안에 빠져들도록 내버려두면, 그래서 온몸이 쑥 빠져들어가 버리면, 그때는 온전하게 그 감정을 경험할 수 있네.

“좋아 난 지금껏 그 감정을 충분히 경험했어. 이젠 그 감정을 너무도 잘알아. 그럼 이젠 잠시 그 감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겠군” 이라고 말이야.

*처음 느껴지는 감정은 두려움, 공포, 초조함 이라고 했다. 하지만 일단 이런 느낌과 감촉, 그 축축함과 오싹함이 머리에 확 솟아오름을 인식하고 난 후에는 “좋아, 그래 겁난다 겁나. 알았으니까 이제 여기서 빠져 나가자. 빠져 나가자구” 하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두려움이 안으로 들어오게 내버려두면, 그것을 늘 입는 셔츠처럼 입어버리면, 그러면 자신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좋아, 이건 그냥 두려움이야, 요 놈이 날 좌지우지 하게 내버려둘 필요는 없어. 요 놈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보자 구.”

*죽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야. 우리가 죽음을 두고 소란을 떠는 것은 우리를 자연의 일부로 보지 않기 때문이지. 인간이 자연보다 위에 있다고 생각하니까.

*인간 관계에는 일정한 공식이 없네. 양쪽이 공간을 넉넉히 가지면서, 사랑이 넘치는 방법으로 협상을 벌여야 하는 것이 ‘인간 관계’라네. 두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할 수 있으며 각자의 삶이 어떤지. 사랑은 다르다네 자기 상황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상황에도 마음을 쓸 때 바로 그게 바로 진정한 사랑이지.

*우리는 그냥 파도가 아냐, 우리는 바다의 일부라구

*우리가 긴 시간을 투자해가며 역기를 들고 윗몸일으키기를 하여 근육질의 몸매를 만들어놔도, 결국 자연은 우리에게서 건장한 몸을 빼앗아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호사가 그의 페니스에 도뇨관을 삽입시켜서, 소변이 튜브를 지나 의자 옆에 놓인 주머니로 들어갔다.

*젊다는 것이 얼마나 처참할 수 있는지 난 잘알아. 그러니 젊다는 게 대단히 멋지다고는 말하지 말게. 젊은이들은 갈등과 고민과 부족한 느낌에 늘 시달리고, 인생이 비참하다며 나를 찾아오곤 한다네. 너무 괴로워서 자살하고 싶다면서… 그런데 젊은이들은 이런 비참함을 겪는 것으로도 모자라 현명하지도 못해. 난 나이 드는 것을 껴안든다네. 나이드는것은 단순히 쇠락이 아니라구 그것은 곧 죽게 되리라는 부정적인 사실 그 이상이야 그것은 죽게 되리라는 점을 ‘이해’하고 그 때문에 더 좋은 삶을 살게 되는 궁정적인 면도 지니고 있다구

*의존하는 걸 즐기기 시작했다는 점이야. 우리 모두 아이가 되는 것이 어떤지 알잖아. 모두 자기 안에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지. 난 그걸 즐기는 방법을 기억해내고 있는 중이야.

*인간은 자기가 중요하다는 느낌을 맛보고 싶어한다는 것을.

20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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