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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현장엿보기]학교서 여는 댄스파티

2003.06.01 16:35

오연희 조회 수:523 추천:57

학교서 여는 댄스파티 지난주 토요일 집에서 가까운 쇼핑몰에 나갔더니 화장품 코너마다 예쁘게 머리를 단장하고 여직원으로 부터 메이크업을 받고 있는 여고생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또 옷가게 안에서는 엄마와 딸이 함께 드레스를 고르는 정겨운 모습도 볼 수 있었다. 11월은 많은 고등학교에서 홈커밍(Homecoming) 댄스파티가 열리는 시즌이기 때문이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 보면서 몇년 전 미국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던 내 아이들의 중학교 댄스파티 기억이 되살아났다. 아이들이 다녔던 중학교 교감은 빨간 넥타이를 매고 학교 강당에 마련된 댄스 파티장 입구에 서서 입장료 1달러50센트를 받고 있었다. 살짝 파티장 안을 들여다 봤더니 음료수랑 간식을 사먹을 수 있는 부스가 마련돼 있었고 네온사인 불빛이 번쩍이는 신나는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이 마음 놓고 춤을 추고 있었다. 중학교 댄스파티는 이성 파트너를 동반할 필요가 없어 아이들은 친한 친구들끼리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오곤 했다. 중학교 때부터 친구 또는 이성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학교가 마련해 주는 모습이 처음엔 낯설고 신기하기만 했다. 고등학교 댄스파티의 경우에는 아이들이 성인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하다 보니 관심과 신경이 더 쓰이게 된다. 고교 댄스파티는 학교 강당이나 호텔에서 많이 열리지만 유람선을 빌려 시원한 강바람 맞아가며 선상 파티를 여는 학교도 있다. 학교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겠지만 9~12학년이 모두 참석할 수 있는 댄스파티의 종류와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홈커밍(Homecoming) 파티다. 대개 10월과 11월에 열리며 복장은 준정장(Semiformal)이라 남자는 수트, 여자는 드레스를 입는다. 둘째는 윈터포멀(Winter formal) 파티. 학교에 따라 스위트하트(Sweethearts) 혹은 윈터볼(Winter ball)이라고도 부르는데 대개 크리스마스가 끝나는 1월과 2월에 열리며 복장은 홈커밍 처럼 준정장이다. 셋째는 새디스(Sadies) 파티다. 이 파티의 특징은 여자가 남자에게 파트너가 되줄 것을 요청하는 것이다. 차림은 캐주얼한 일반복장이며 남녀가 같은 옷을 입기도 한다. 네번째는 하우디(Howdy) 파티. 새 학년를 맞는 9월 오랫만에 얼굴을 보는 것을 반기는 의미로 열리는데 복장은 캐주얼이다. 하우디는 ‘How do you do ’ 의 약어로 우리가 반가울 때 사용하는 ‘야!’ 라는 의미가 들어 있다. 11학년과 12학년 학생만 참석할 수 있는(일부 학교에선 12학년만) 파티로는 프롬(Prom)이 있다. 프롬이라는 말은 영어의 프로미네이드(Promenade)에서 나온 말로 무도회라는 뜻이다. 프롬은 고교시절의 마지막 댄스파티이기 때문에 모든 학생들이 참석하려고 애를 쓴다. 복장은 정장인데 남자는 턱시도, 여자는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는다. 그리고 가슴이나 손목에 달아 줄 부케를 서로가 준비하기도 한다. 고등학생 신분으로는 경비가 만만치 않아 서로 의논해 비용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파티가 끝난 다음에는 마음이 맞는 친구들끼리 리무진을 타고 기분을 내기도 하고 게임과 놀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고교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할까 봐 혹은 호기심에서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리다가 불미스런 일에 휘말리기도 하기 때문에 부모들이 특별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모든 게 자유스런 나라에서 자식을 키우는 것이 조심스럽긴 하지만 자녀는 편안한 마음으로 학교에서 마련한 댄스파티를 즐기고, 부모는 대견한 마음으로 축하해 주면 좋을 듯 싶다. 미주 중앙일보 교육섹션  -현장 엿보기- 2002년 11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