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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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실패한 목회자님들을 생각하며

2003.07.23 03:34

오연희 조회 수:278 추천:66

사람들의 인생에 가장 크고 선한 영향을 끼친 훌륭한 목회자들이 우리 주위엔 너무도 많고 그분들의 희생의 삶을 글로 표현 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그분들께 누를 끼치는 일일지도 모른다.
가끔 믿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목사보고 교회 가냐? 하나님 보고 가지…
물론 논리 정연한 말씀을 듣고 마음의 감동을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말씀들을 뒷받침 해줄 수 있는 진정한 신앙인의 삶을 살아가는 분을 보고는 아! 그분! 진정한 마음에서 우러나는 존경심을 갖게 되는 것을 우리모두는 경험한다.
목회자가 확실한 사명을 가지고 있으며 높으신 분의 이름을 위해서 많은 희생을 각오한 강한 영적인 힘을 가졌다는 판단이 서면 성도들은 그들의 많은 소중한 것들(시간, 물질 등등…)을 흔쾌히 드리며 행복한 신앙생활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그런 성도가 점점 많아지면 그 교회(건물만을 말하는 것이 아님)는 속된말로 뜨는 교회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흐뭇하고 바람직한 교회상을 바라지만 그렇지 못한 교회가 상당히 많다는 것도 우린 알고 있다.
그리고 성공하지 못한 목회자들의 아픈 사연들도 많이 듣고 보게 된다.
이민 목회는 더욱 어렵다고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나도 동감한다.
나는 그냥 주재원 가족으로 해외생활을 시작한 경우지만 일반적으로 이민자들은 한국에 살면서 생각이 나라밖으로 향했다는 것은 그만큼 세상을 넓게 볼 수 있었던 똑똑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똑똑한 사람들을 말씀으로 잘 리드해 가야 하는 이민 목회자들도 따라서 높은 수준(?)의 분들이라야 감당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 수준이라는 것이 반드시 학벌만을 말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분명히 거기에는 일반 사회에서 사람들이 갖추기를 원하는 그런 조건과는 다른 힘(power)이 있어야 한다. 굳이 그것이 뭐냐고 물으면 먼저 영적인 파워라 할까….
하지만 이런 것을 다 갖추고 있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난 실패한 목회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기도한다.
상처를 딛고 많은 정열과 시간을 쏟아 부어 다시 추스려 일어서길 진심으로 바라면서 난 생각에 잠긴다.
우리의 잘못들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그보다 더 나은 것은 아니다.
우리의 시행착오는 그냥 지나갔지만 그분들의 그것은 목회자라는 위치 때문에 쉽게 표면화되었고 그리고 심판을 받은 것이다. 그분들의 남은 인생이 정말 믿음 안에서 성공하길 바라는 맘 간절하다.


2002년 11월 20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