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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러브닮은 입술

2004.05.18 04:53

오연희 조회 수:348 추천:59

러브닮은 입술/오연희


타냐가 봄나비 처럼 날아와 반겼다
애벌래처럼 엄마한테 찰싹 붙어있던
3살짜리 막내 인기는
아줌마한테 인사하라는 지엄마 말에
스스럼없이 내 손을 덥석 잡더니
어디론가 끌고 갔다.
꼬물꼬물한 손길 뿌리칠 힘이 없어
히죽거리며 따라 갔다.
그린색 비로드 융단같은 잔디를 맨발로
통통거리며 앞장서 가다가
옆댕이에 난 잡풀 수북한
곳에 멈췄다
힐끗 앉으라는 인기의 눈짓에
말 잘듣는 어른은 다소곳이
몸을 내렸다
호기심어린 눈빛 반짝하더니
풀잎에 딱 붙어 꼼지락거리는
풀벌래 한마리
비밀스럽게 펼쳐보이며
너무 귀엽지?
조그만 입에서 흘러나오는 영어 한마디
러브 닮은 입술에서 향기가 났다


*사람을 만나면 마음부터 헤어리려드는 나
집에서 키운 상추 맛나게 먹다가
잎 뒤에 붙은 벌래를 본 후부터
집의 상추가 쇠어 터져도 거들떠보지 않는 나
누구도 헤어리려 들지 않고
살아있는 것은 사랑할 이유만 존재할뿐인
아이의 투명한 시선
러브(love)라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2004년 5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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