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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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긴장을 풀기엔 이르다

2004.04.13 14:08

오연희 조회 수:312 추천:53

12학년 학생들이 입학지원서를 보내놓고 가졌던 다소의 홀가분함과 불안함도 다 지난 이야기가 되어버린 4월이다.

소위 명문 대학 입학의 문이 점점 좁아지다보니 웬만한 성적을 가지고도 원하던 대학에 입학허가를 받기가 힘든 요즘이다.

성적만으로 평가가 되지 않으니 무엇을 어떻게 더 해야 될지 몰라 불안해 하던 시간들이었지만 이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결과 앞에 희비가 엇갈리는 시점이다.

대부분의 대학 합격 발표가 끝난 요즘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는 학생이나 학부모의 심정이 모두 다를 것이다. 원하던 대학의 합격 통지서를 받고 멋진 대학생활을 상상하며 설레임과 기대감에 젖어 있는 가정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혹 그렇지 못해서 여러모로 힘들어 하는 가정 또한 많이 있다.

부모가 자녀에게 실망한 나머지 원망의 말을 내뱉거나 또 자녀는 자녀대로 자책하다가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입히는 안타까운 가정들을 본 적이 있다.

부모님들은 결과만 가지고 자녀를 판단하기보다는 좌절하지 않도록 용기와 격려와 위로가 되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차선책을 강구해야 한다.

성공만 하고 사는 인생은 드물다. 사람은 경험을 통해서 배운다고 한다. 좋은 경험을 통해서도 배우지만 아픈 경험을 통해서 더 많이 배운다.

이럴 때일수록 부모님과 자녀는 인생을 길게 놓고 생각해보는 성숙함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하던 대학통지서를 받아든 학생들은 이제 홀가분한 마음으로 긴장을 풀어도 될 시간인가.

최근 UC계열 대학에 입학허가를 받은 자녀를 둔 두 어머니로부터 문의 메일을 받았다.

한분은, 입학허가를 받은 몇개의 학교중 지망학교를 정하여 5월 1일까지 통지를 보내야 하는데 자녀의 12학년 1학기 성적이 대학에서 요구한 최소한의 성적의 커트라인에 걸려 있다는 것이다.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겠다는 연락을 하면서 이 상황을 이야기해야 되는지, 입학을 원하는 학생의 웨이딩 리스트가 많을 경우 학교측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여부를 물어왔다.

또 한분은, 12학년 1학기 성적은 괜찮은데 2학기 성적이 너무 나빠서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불안하다며 최소한의 성적이 정확히 무엇인지를 알고 싶다는 메일이었다.

학교마다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입학통지서와 함께온 “Freshman Provisional Admission Contract” 을 체크해 보라고 권하고 필자가 알고 있는 범위 안에서 성의껏 알려드렸다.

필자의 아들이 대학 가을학기 시작을 앞둔 8월에 대학측의 업무착오로 인하여 대학합격 취소 통지를 받아 본 황당한 경험을 가졌기 때문에 그분들의 심정이 너무도 안타깝게 다가왔다.

만약 업무착오라면 밝히면 되지만 실제로 성적이 못 미칠 경우 구제받을 방법은 별로 없는 듯하다.

막판에 대학입학 취소통지를 받고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해 하지 말고 스스로 생각해서 성적이 못미칠 경우엔 미리미리 학교측에 연락해서 가이드를 받는 것이 좋다.

공부를 잘하던 학생의 성적이 갑자기 나빠졌을 때는 그들대로 타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가끔은 입학지원서를 보낸후 홀가분한 기분에 파트타임 잡을 갖거나 그동안 하고 싶어 했던 과외활동에 시간을 많이 보내다가 성적이 낮아질 수도 있다.

그 기분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입학허가를 내준 대학에선 긴장을 풀기엔 이르다고 경고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여 기분좋은 마무리를 당부하고 싶다.

ohyeonhee@hotmail.com

입력시간 :2004. 04. 09 1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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