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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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동성애"

2004.03.02 05:12

오연희 조회 수:345 추천:55

오래 전, 어느 음침한 뒷골목을 훔쳐 보는 듯한 퀴퀴한 기분으로 동성애에 관한 기사가 실린 한국 잡지를 본적이 있다. 뭔지 모를 동정의 여지는 늘 남겨 놓은 채 기사의 끝을 맺었던, 내 마음에 찜찜하게 남아있는 단어 ‘동성애’

평범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뭔가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의 별난 삶처럼 그저 호기심을 살짝 자극하고는 잊혀져 가는 그런 이야기였다.

그러나 부쩍 여러 통로의 매스컴을 통해서 동성애가 다른 각도로 해석되어지고, 무조건 잘못됐다고 치부해 버리기엔 그들의 항변이 점점 설득력을 얻어가기 시작했다. 보통 사람들은 수없이 들어도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지만 자꾸만 듣다 보니 “아! 그거! 그 사람들도 이해 해야 돼! 그들 자신도 어쩔 수 없다 잖아! ”그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씩 달라져 감을 느낄수 있었다.

특히 요즘 연일 기사화 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시의 동성커플에 대한 결혼증명서 발급 여부 논란을 보면서 이곳은 미국이니까 있을 수도 있는 일이려니 여기면서도 자녀를 키우는 부모로써 남의 일 같지만은 않다.

필자는 가끔 무슨 특별한 날이 되면 딸이나 아들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서 파티를 열어주곤 한다.

학교 공부만 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많은 아이들이 아르바이트하면서 풀타임 학생으로써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으니 남의 자식이지만 참으로 기특하고 귀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 자녀들 모두 공부를 마친후 좋은 직장과 그리고 배필을 만나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 친구들에 관해서 이런저런 개인적인 것을 딸에게 묻곤 한다. 특히 이성관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묻곤 하는데 무슨 말끝에 한국 친구중에 누구누구는 게이라면서 살짝 귀뜸해 주었다.

특별한 그들의 이야기로만 알고 있었던 그일이 바로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호기심반 걱정반의 마음을 가지고 “어떻게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알았는지 아니 ”은근히 물어보았다.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같은 남자한테만 관심이 가더라고 그 친구가 말하더라는 것이다. 그말을 들으니 한국보다는 동성애자에 대해서 훨씬 양성화된 미국에서 살기때문에 스스로 잘못 판단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어 참으로 안타까웠다.

무엇보다 그아이의 부모가 알면 얼마나 놀랄까를 생각하니 필자의 가슴이 철렁했다.

미국에 사는 한국부모들중엔 자녀들이 반드시 한국인 배필을 맞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 경우도 있고 외국인과의 결혼도 허용하겠다는 열린생각을 가진 분들도 있다. 어떤 경우든 이성배필인 경우만 생각하지 동성배우자인 경우를 생각하기는 참으로 힘들것이다.

성경에서도 동성애는 하나님을 상실한자의 행위 중 가장 타락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앙을 바탕으로 시작된 미국에서 동성커플에 대한 결혼 증명서 발급에 대한 사실이 논란의 여지가 되고도 남겠지만, 무엇보다도 우리 아이들이 “그럴수도 있는일”이라고 받아들일까봐 걱정스럽다.

입력시간 :2004. 02. 27 15: 51
2004년 3월 1일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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