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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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Re..추억의 딴다라....

2003.12.06 12:17

오연희 조회 수:319 추천:54

여기다 답변글을 써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참 아름다운 미국풍경입니다.
이젠 한국에도 그 추억의 딴다라가 사라져 갑니다.
가끔 오일장이 서는 성남시장을 가면 등에는 북을 메고
얼굴엔 분장을 하고... 마술을 하고...난장이는 불을 돌리며
무언가를 파는 추억의 딴따라가 있긴 합니다만...
다시 한번 그곳에 가서 사라져 가는 딴다라의
모습들을 사진도 담고....딴다라에 대한 시도 한편쓰고(이것도
슬픈시가 되면 안되는데....ㅎㅎㅎ)해야 겠습니다.
암튼 그렇습니다.

덕분에 멋진 추억에 잠겨 봅니다.
근데 이글 지우려면 비밀번호는 7777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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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억의 '딴따라' - 중앙통신원광장 ┼
│ 나에겐 언제나 정겨운 추억의 이름 ‘딴따라’. 그들과 비슷한 모습을 미국땅에서도 수시로 볼수 있다. 거리의 악사라고 불리는 그들은 매주 화,토요일 오전에 열리는 파머스마켓 한 모퉁이에 천막으로 무대를 만들어 놓고, 그 옛날의 딴따라 처럼 나의 정신을 홀랑 빼가곤 한다.

│ 내 고향의 5일장에서 느꼈던 정겨운 사람냄새가 물씬 나는 파머스 마켓에 가면 그때의 뻥튀기의 신기한 모습이나 호랑이 기름 장수는 없지만 동서양을 초월한 보통사람들의 푸근한 모습들을 볼 수 있다. 농장에서 방금 솎아온 싱싱한 야채 과일 그리고 꽃들, 코믹한 표정으로 분장한 키다리 어릿광대의 풍선요술, 빨간 옷에 짙은 선그라스를 쓰고 ‘Salvation army’ 라고 쓰여진 빨간 자선냄비 옆에 흐뭇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뚱뚱한 흑인 아저씨의 풍성함이 있다.

│ 왼쪽 모퉁이엔 사람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해줄 여러 나라의 간이식당들이 졸졸이 늘어서 있고 옥수수를 구워서 버터를 발라 그 위에 온갖 양념을 얹어 파는 조그만 포장마차엔 언제나 사람들이 바글거린다. 나도 가끔 고소한 버터 맛이 나는 옥수수를 뜯어먹으며 이곳 저곳 기웃거린다.

│ 이모든 것들이 모두 나의 마음과 눈을 즐겁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 하지만 나의 관심을 끄는 곳은 뭐니뭐니해도 허름한 천막아래서 대여섯 명의 노인(?)들이 기타, 바이올린, 벤조, 첼로를 치며 파머스 마켓의 분위기를 돋우는 거리의 악사들이다.

│ 40대 한명을 제외하곤 모두 60~70대로 보이는 멤버 중에는 금발을 길게 늘어뜨린 할머니도 한 분 계시다. 그 할머니를 볼때면 미국땅에 살고 있다는 실감을 느끼곤한다.

│ 가끔 난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나가 흥미 있는 시장의 구석구석을 찍어댄다. 하지만 신나게 악기를 두드리며 노래하는 그 그룹 찍기를 참 좋아한다. 그들은 웬 동양여자가 종종 와서 자신들을 찍어가는 것을 아는지 내가 가면 아는 척을 한다.

│ 구석에 앉아서 옥수수를 질근질근 뜯어가며 그들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그들 속에서 내 잊어져 가던 그리움의 딴따라를 떠올리곤 한다.

│ 입력시간 :2003. 11. 24 13: 34
│ 2003년 11월 24일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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