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착역

2006.08.12 10:09

오영근 조회 수:462 추천:41

종착역이다
내려야 한다.

쌓아 온 공적 보따리와
머리속에 남은 알량한 지식과
줄줄 따라 다니던 영육을
챙겨 들고 어서 내려야 한다.

차창 밖으로 흘러간
요지경같은 세상구경도
아쉽지만
다아 잊어야 한다.

거침없이 내 뱉았던
참말과 거짓말 꾸러미도
가끔 즐기며 고민했던
무리한 오르가즘도
우쭐대며 훈장을 바라던
선한 일도
모두 다아 잊어야 한다.

종착역이다
다아 왔다.

하늘가는 막차로
바꿔 탈려면 다시
어머니의 자궁 새 출구로
나와야 할까?

아니
우선 죽음이란
새 시발역의 개찰구로
들어가야 할까?

아아!
외로운 종착역에서
막차를 기다리는
정처없는 나그네에게 줄
영원한 명답은 없는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85 유한과 무한 사이 오영근 2009.11.01 1000
284 몽유병 쏘나타 오영근 2009.11.03 852
283 우주선의 침실 오영근 2009.07.20 822
282 남북한 대학생에게 고함 -로버트 박과 같은 용기를- 오영근 2010.01.06 811
281 청어의 공알 오영근 2007.06.04 806
280 감사 감사 또 감사 오영근 2009.11.18 765
279 거기, 여기 그리고 저어기 오영근 2010.08.12 756
278 시는 ... 오영근 2010.02.08 698
277 동해(도까이) 쏘나타 오영근 2009.05.16 603
276 잊혀지지 않는 냄새 오영근 2007.06.08 583
275 자살 오영근 2009.05.24 564
274 포토맥의 실낙원 오영근 2009.07.17 526
273 하나님의 소망 오영근 2006.08.13 517
272 피(혈액) 하면 오영근 2009.04.11 491
271 즐거운 내 차례 오영근 2006.08.06 473
270 반짝반짝 원센트 오영근 2007.08.21 470
269 물의 마술사 오영근 2009.05.01 469
268 배꼽의 역사 오영근 2009.04.13 468
» 종착역 오영근 2006.08.12 462
266 짝자꿍 오영근 2004.05.21 462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6.19

오늘:
0
어제:
0
전체:
11,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