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합

2008.02.15 02:58

오영근 조회 수:259 추천:23

잘 살까요?
일흔세살의 생물학교수와
예순여섯살의 연극영화학 교수.

잘 살껍니다
나이는 덧없는 숫자에
불과한 거니까요.

잘 살까요?
홀애비는 무상 아파트에 살고
과부는 부자촌 월셋집에 사는데.

잘 살껍니다
무슨 얼어 죽을 고대광실이?
이불 포대기만 있으면 되지.

잘 살까요?
홀애비는  먹는 것이 거지같고
과부는 자는 것이 외롭다는데.

잘 살껍니다
진수성찬과 더블벧드로
궁전처럼 모실테니까요.

잘 살까요?
홀애비는 날라리 교회집사이고
과부는 시를 읊는 무당인데.

잘 살껍니다
양극화가 유행이긴 하지만
두 하나님이 배꼽만 맞춘다면.

잘 살까요?
박쥐생식을 전공한 놈팽이와
딴따라 연극을 전공한 환향년이.

깨소금처럼 연출할껍니다
오래 굶은 연놈의 남은 무대지만
어차피 "인생은 연극"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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