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지기 되어서

2010.11.03 11:07

박영숙영 조회 수:978 추천:285

등대지기 되어서



         박영숙영/본명 박영숙



소나무 우거져
솔향기 감도는
높은 산기슭에 작은 집을 지어놓고
앞에는 바다가 보여서
방파제 끝에는 등대를 세워놓고
등대지기 되어서
하늘과 맞닿은 망망대해 바라보며
내 남은 생애를 보내고 싶다

집 뒤로는 텃밭을 만들어서
철따라 채소와 수박이랑 참외를 심고
겨울에는 밭에서 캔 고구마를 준비해 놓으면
아무때고 친구가 찿아와도 좋으리

때때로 마당가 평상에서 시를 읽다가
팔베개를하고 누워 하늘을 보다가
낚시 바늘에
내 마음 찌를달아 파도속에 헹궈내며
파도가 걸어오고
파도가 걸어가는 뒷 모습을 보다가

별들이 이마를 맞대고 가슴여는 밤이오면
내 남은 숨소리
조금씩
조금씩 바람에 실어서 하늘로 보내면서
등대불 밝히는 등대지기 되어서
새벽에 쓰러지는 별이 되고싶다

“영혼의 입맞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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