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경(完經) - 한선향

2014.08.14 08:13

박영숙영 조회 수:201 추천:19

완경(完經) - 한선향


날마다 내 몸 하구에선
붉은 꽃이 피었다
물큰한 갯내음 어머니의 몸 냄새
내 몸 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면서부터
내 안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비릿한 풍광은
꽃으로 오기 전 봄 한나저을
누렇게 바래주고 있었다
내 갈비뼈 사이에서 돌연 서늘해지고 달아오르고
까닭없이 웃음 터지는 그 모든 것들이

어머니의 또 그 어머니의 꽃 내림이
내 살집 속에서 시큼해질 무렵부터
꽃향기도 없이 만발한 화원엔
검불처럼 떨어지는 꽃자루 두엄처럼 쌓여
수십 개의 바늘꽃 피워낸다
이제 비릿한 갯내음도 지워진 하고엔
적멸보궁의 고요 선정에 든 와불
절 한 채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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